국민연금에 대한 일부 자산운용업계의 의존도가 지나치게 높아 유착이나 비리 소지가 커지고 있다는 지적이 국정감사에서 제기됐다.

22일 국회 보건복지위원회 이목희(민주통합당) 의원이 공개한 국민연금공단 자료에 따르면 마이다스자산운용 등 8개 운용사는 국민연금기금이 수탁고의 과반을 차지했다.

국민연금 위탁투자에 의존도가 가장 높은 업체는 한가람투자자문으로 국민연금 기금 1조1천175억원을 굴리고 있다.

이는 이 회사 전체 수탁고의 80.7%에 해당한다.

국민연금으로부터 4천481억원을 위탁받은 에셋플러스자산운용과 2조1천263억원을 배정받은 코스모자산운용의 국민연금 의존도는 각각 77.4%와 68.3%로 나타났다.

나머지 현대인베스트먼트자산운용(57.5%), 마이다스자산운용(56.5%), 칸서스자산운용(54.5%), LS자산운용(54.0%), 피데스투자자문(51.9%) 등 5개사도 수탁고 중 국민연금의 비중이 50%를 웃돌았다.

이들 8개 자산운용사가 맡은 국민연금 기금은 총 7조5천540억원에 이른다.

이런 현상은 세계 4대 기금으로 커진 '공룡' 국민연금의 위탁운용자산 규모가 급속도로 불어난 데다 증시 불안정으로 펀드시장이 침체에 빠졌기 때문이다.

국민연금 위탁운용자산 규모는 지난 7월말 기준 108조2천850억원으로 작년말 대비 13.5%나 커졌다.

이에 따라 국민의 연금보험료로 지급하는 운용수수료도 지난 2008년 559억원에서 작년 692억원으로 늘었다.

이 의원은 "수탁고에서 국민연금 비중이 과반을 차지하는 8개 자산운용사에 지급한 운용수수료가 작년 한 해에만 200억원을 넘겨 '특정 업체 몰아주기' 의혹이 생길 소지가 있다"며 "수익성과 투명성을 위해 국민연금이 특정 운용사의 수탁고를 지나치게 많이 차지하지 않도록 배분하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강조했다.

(서울연합뉴스) 하채림 기자 tree@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