中경제 '돈보따리 효과'…경착륙 위험 탈출
가파른 경기 둔화세로 세계 경제에 불안감을 안겨줬던 중국 경제가 한숨을 돌렸다. 생산 소비 투자 등 9월 거시경제 지표들이 시장의 예측을 뛰어넘는 수준으로 일제히 반등했다. 경기 경착륙 위험에서 벗어나 4분기에는 경제성장률이 회복세를 보일 것이라는 전망이 힘을 얻고 있다. 중국 정부는 올해 경제성장률 목표치인 7.5% 달성을 자신했다.

○거시경제 지표 일제히 반등

양자오지(梁兆基) DBS은행 이코노미스트는 18일 “중국 경제는 이미 바닥을 쳤다”고 진단했다. 이달 초 발표된 9월 제조업 구매관리자지수(PMI)는 49.8로 8월의 49.2에서 소폭 개선됐다.

수출 증가율도 8월 2.7%에서 9월 9.9%로 크게 늘었다. 이날 발표된 소매판매 산업생산 고정자산투자 지표는 모두 8월 수치는 물론 시장의 예상치를 크게 뛰어넘었다.

지표들이 호전된 것은 지난 6월과 7월 정부가 금리를 내리고 대규모 공공프로젝트를 무더기로 승인하는 등 경기부양책을 꾸준히 쓴 것이 효과를 내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부동산 가격이 7월 이후 상승세를 보이는 등 부동산 경기가 활성화되고 있는 것도 경기 회복에 도움이 되고 있다. 9월 부동산 가격도 비록 7월에 비해서는 둔화됐지만 전월에 비해 0.01% 상승한 것으로 나타났다.

성라이윈(盛來運) 국가통계국 대변인은 “2009년 경제위기 당시 발생했던 농민공(農民工·시골에서 직업을 찾아 도시로 온 노동자)들의 대규모 귀향 현상은 나타나지 않았다”며 “경제는 꾸준히 일자리를 창출할 정도로 안정적인 성장을 하고 있다”고 말했다.

○성장률 목표 달성 무난

많은 전문가들은 중국 경제가 4분기에 완만한 회복세를 탈 것으로 보고 있다. 교통은행은 이날 4분기 GDP 증가율이 7.8%를 기록할 것으로 전망했다.

궈하이(國海)증권도 8.0% 안팎을 예상하면서 연간 경제성장률이 7.7~7.8%를 기록할 것으로 내다봤다.

원자바오 총리는 “중국의 경제 성장이 안정화되고 있다”며 “앞으로 중국 경제는 긍정적으로 변화할 것”이라고 말했다. 올해 성장목표치 달성에 자신감을 보였다.

전문가들은 중국 정부가 내년 3월 새 정부를 구성할 때까지 대규모 경기부양책을 내놓지는 않을 것으로 보고 있다.

주하이빈 JP모건체이스 이코노미스트는 “중국 경제가 예상보다 좋아지고 있어 4분기에는 확실하게 바닥을 탈출했다는 징후가 나타날 것”이라며 “이제 정부가 금리를 내릴 가능성은 거의 없어졌다”고 말했다. 국무원도 이날 성명에서 “중국은 올해 적극적인 재정정책과 신중한 통화정책을 계속 유지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일부에서는 민간 투자가 부진해 경기회복세가 더딜 것으로 보고 있다.

둥타오 크레디트스위스 이코노미스트는 “민간 부문의 투자 위축이 지속되고 있어 경기가 빠르게 반등하기는 어려운 상황”이라며 “공공 소비는 민간 투자를 대체하지 못하고, 통화완화 정책도 중국 경제의 구조적 문제를 해결하지 못할 것”이라고 말했다.

베이징=김태완 특파원 twkim@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