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수도 양곤 가보니…롯데 '백화점·마트', CJ '극장·물류' 진출 검토
아시아나, 연말께 직항 개설
빌딩 임대료 1년새 5배 폭등
개방 부작용도 만만찮아
지난 6일 미얀마 경제수도 양곤시 중심가 비로드에 위치한 한테와디 중고차 시장. 미얀마 현지인들과 외국인들이 뒤섞여 시끌벅적하다. 도로 갓길까지 점령한 이들은 중고차 가격을 흥정하는 데 여념이 없다.현지 언론에 따르면 미얀마의 자동차 등록대수는 200만대. 1년 전 60만대에서 3배 이상 늘었다. 미얀마 정부가 시장 개 방에 발맞춰 중고차 거래 규제를 완화하고 자동차 세금을 낮춘 결과다.
◆글로벌 업체 투자 줄이어
미얀마 경제가 꿈틀대고 있다. 23년간 지속돼 왔던 미얀마에 대한 국제 경제제재가 올해 초부터 완화된 것이 계기가 됐다. 동남아시아의 마지막 자원대국에서 사업 기회를 엿본 외국인들이 물 밀듯이 미얀마로 몰려들고 있다.
글로벌 프랜차이즈업체인 맥도날드는 최근 양곤 중심지에 있는 5성급 호텔 12층을 통째로 장기 임대했다. 사무실로 쓰기 위해서다. 호텔 사무실을 근거지로 프랜차이즈 사업을 본격 추진하겠다는 게 맥도날드의 계획이다.
코카콜라는 이미 미얀마에 진출했다. 미얀마 10대그룹에 속하는 맥스그룹의 계열사 맥스콜라를 2억달러에 인수, 지난달 9일부터 코카콜라를 팔기 시작했다. 미얀마산 콜라보다 두 배 비싸지만 공급이 달리고 있다.
한국 업체들도 발빠르게 움직이고 있다. 지난 3월 개점한 미얀마 최신 백화점 정션 스퀘어 1층 화장품 코너엔 미샤 페이스샵 코리아나 토니몰리 에뛰드하우스 등 한국 브랜드만 5개가 자리잡고 있다. 페이스샵 매장에서 만난 센 센 진 씨(36)는 “페이스샵이 2008년 미얀마에 처음 들어올 때부터 이 회사 화장품을 주로 사용했다”며 “젊은 여성들에게 인기가 많다”고 말했다.
롯데리아는 국내 외식업체로는 처음으로 이르면 내년 2월 이 백화점에 1호점을 낼 예정이다. 커피전문점인 엔제리너스도 동반 진출한다. 롯데쇼핑은 백화점과 대형 마트 등 유통업 진출을, CJ그룹은 극장사업, 물류사업 투자를 적극 추진하고 있다.
미얀마를 찾는 한국인도 많아지고 있다. 지난달 13일부터 주 4회 일정으로 취항한 대한항공 직항노선의 10월 한 달간 왕복 예약률은 99%에 이른다. 아시아나항공도 이르면 연말부터 직항노선을 운영할 계획이다.
◆전력난 물가상승 등 부작용도
갑작스러운 개방으로 부작용도 나타난다. 물가 상승과 전력난이 대표적이다. 양곤 시내 흘라인 타운십에서 한국음식점(한국관)을 운영하는 김원우 사장은 “방문객 수가 늘면서 하루 평균 매출이 올해 초 1000달러에서 1300달러로 늘었지만 임대료 인건비 재료비가 급등한 탓에 손해를 볼 판”이라고 하소연했다. 1년 전 월 3700달러였던 한국관 임대료는 1년 만에 2만달러로 5.4배 올랐다.
고급 호텔은 예약하기도 어렵다. 현지 가이드는 “양곤시내 5성급 호텔은 5개에 불과하다”며 “호텔비를 현금으로 미리 내야 객실을 예약할 수 있다”고 말했다.
전력난은 더 심각하다. 홀라 뮌 양곤 시장은 “미얀마 전체에 필요한 전력량은 1300메가와트(㎿)인데 성수기 전력 공급량은 필요한 전력의 절반 정도”라고 말했다.
양곤(미얀마)=좌동욱 기자 leftking@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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