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럽 재정위기로 경기가 위축됐지만 엠포리아의 상황은 별반 달라진 게 없습니다. 노인용 제품 시장은 불황과는 거의 무관하게 성장하고 있기 때문이죠.”

카린 샤움베르거 엠포리아 최고마케팅책임자(CMO)는 지난 2일 오스트르아 린츠 본사에서 기자와 만나 “젊은이들은 불황일 때 두 개 살 것을 한 개 사면서 허리띠를 졸라매지만 노인들은 구매를 줄이지 않는다”며 이같이 말했다. 올해 새로 진출한 미국 등 30여개국에 제품을 수출하고 있는 이 회사의 올 판매 목표는 100만개. 지난해 대비 두 배 늘어난 수준이라고 샤움베르거 CMO는 전했다.

2007년 첫 제품을 내놓은 이후 노인용 휴대폰 시장의 대표 기업으로 성장할 수 있었던 비결로는 타깃 고객에 대한 연구를 통해 고객 친화적인 제품을 만드는 데 주력한 점을 꼽았다. 그는 “적십자 등 노인 관련 단체들과 협력하면서 조사원들이 노인 개개인과 깊은 인간관계를 맺고 정기적으로 대화를 한다”며 “측면 버튼과 비상벨 같은 아이디어도 이를 통해 얻을 수 있었다”고 설명했다.

샤움베르거 CMO는 안전 기능과 카메라 기능이 강화되는 것을 노인 휴대폰의 추세로 꼽았다. 혼자 사는 노인을 겨냥한 범죄가 늘어나고 있는 데다 건강문제에 대한 관심이 커지고 있어서다. 그는 “올가을 출시한 신제품 ‘더 보디가드’는 비상버튼 이 외에 휴대폰이 떨어졌을 때 감지하는 낙하센서와 GPS를 장착하는 등 안전 기능을 보강했다”고 덧붙였다. 이어 “중국 ZTE가 시장 진출을 추진하는 등 잠재적 경쟁자들이 늘어나는 추세”라며 “구글 안드로이드를 장착한 노인용 스마트폰과 태플릿 PC 등 고객의 필요를 반영한 신제품을 개발해 시장을 선도해 나갈 계획”이라고 말했다.

린츠=이유정 기자 yjlee@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