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로벌 경제 회복세가 줄타기를 하고 있다.”

7일(현지시간) 에드와르 프라사드 브루킹스연구소 교수는 7월 주요국경제종합지수인 타이거지수(TIGER)를 발표하며 이 같은 제목의 보고서를 내놨다. 타이거지수는 2008년 9월 글로벌 금융위기 때 처음 마이너스로 돌아섰다가 2009년 12월부터 0 이상으로 올라섰다. 지난해 12월 0 미만으로 떨어졌다가 회복세를 보였지만 6월(-2.32), 7월(-1.84) 연속 침체를 벗어나지 못했다.

프라사드 교수는 “(각국 중앙은행의 부양정책이) 금융시장의 리스크를 단기적으로 줄이고 있지만 경기하강을 돌려놓기에는 역부족”이라고 진단했다. 그는 또 “실물경기 회복이 지연되면서 세계 금융시장 역시 냉탕과 온탕을 오가는 가운데 계속 진흙탕 양상을 보일 것”이라고 내다봤다.

미국은 경제활동과 고용 관련 지표가 예상외로 개선되고 있지만 재정벼랑(재정지출이 갑자기 줄어 경제에 주는 충격) 가능성이 가시화되고 있다고 경고했다. 유로존(유로화 사용 17개국)에서는 7월 말 기준으로 재정건전국인 독일(타이거지수 -2.68)과 프랑스(-2.7)까지 경기가 크게 위축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중국도 각종 지표가 악화되고 있어 올해 7.5%의 경제성장이 힘들 수 있다는 게 프라사드 교수의 예측이다. 한국의 타이거지수는 6월 -1.30에서 7월 -1.96으로 악화됐다. 실물 경기 관련 지표는 상대적으로 양호했지만 기업 및 소비자 신뢰지수가 크게 떨어진 것이 이유다.

프라사드 교수는 “글로벌 경제 불황을 막기 위해 각국은 재정과 금융시스템을 포함한 구조적인 개혁에 나서야 한다”며 “국내외 정치분쟁과 정책수행 의지 부족 등이 개혁의 걸림돌”이라고 지적했다.

9일(현지시간)부터 시작되는 3분기 미국 기업들의 실적 발표도 2009년 말 이후 최악을 나타낼 전망이다. 경제분석 전문기관인 팩트세트에 따르면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500 기업들의 3분기 수익이 전년 동기 대비 2.9% 떨어질 것으로 분석됐다. 이익감소율 예상치는 철강 등 원자재 관련 기업이 평균 21.9%, 에너지 관련 기업은 평균 20.4%에 이르렀다. 미국 투자자문사 LPL파이낸셜의 제프 클레인톱 시장분석팀장은 “미국 경기지표 개선과 상관없이 글로벌 경기 하강이 미국기업들의 실적에 악영향을 주고 있다”고 말했다.

노경목 기자 autonomy@hankyung.com

■ 타이거지수

TIGER(Tracing Indices for the Global Economic Recovery). 미국 브루킹스연구소와 영국 경제지 파이낸셜타임스가 공동 개발해 2003년 1월부터 산출하고 있는 주요국경제종합지수다. 주요 20개국(G20)의 국내총생산(GDP)과 수출입 증가율, 주가지수 등을 반영해 만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