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은평구 시설관리공단, 경기 용인도시공사, 경기 화성도시공사, 경기 파주시 시설관리공사, 경기 구리농수산물공사, 충북 옥천군 상하수도사업소, 충북 음성군 상하수도사업소 등 지방공기업 7곳이 사업 축소나 청산 등의 구조조정에 들어간다.

행정안전부는 지방공기업의 지난해 경영평가 결과를 28일 발표했다. 경영 평가 결과에 따르면 기초단체 산하 이들 지방공기업 7곳은 3년 연속 적자 또는 영업 손실 급증 등으로 재무구조가 악화돼 경영진단 대상으로 지정됐다.

◆경영진단 후 최악엔 청산

광역단체인 시·도 소속 공기업 47곳, 기초단체인 시·군·구 소속 공기업 172곳 등 전국 219곳 지방공기업 중 이번에 경영진단 대상으로 지정된 곳은 7곳이다. 이들은 ‘가’(최고 등급)~‘마’(최저 등급) 등 5단계로 나눠진 지방공기업 경영평가 등급과는 별도로 장기간 적자가 불가피한 점 등 구조적 경영난을 겪고 있다.

행안부와 관련 시·도는 10월 초 해당 공기업에 대한 대대적인 정밀진단에 나선다. 올 연말께 진단 결과를 바탕으로 사업 규모 축소나 조직개편 등의 경영개선명령을 내릴 계획이다. 자구 노력이 미흡하거나 대규모 적자가 장기화될 것으로 예상되면 청산명령이 내려질 수도 있다. 행안부 공기업과 관계자는 “방만한 경영을 일삼고 있는 지방공기업은 악화일로에 있는 지방재정을 더 어렵게 만든다”며 “회생 가능성이 낮은 지방공기업은 합병이나 민영화, 청산 등을 통해 적극적으로 구조조정하겠다”고 말했다.

◆서울메트로 ‘최우수 평가’

이번 평가에서 최우수 평가인 ‘가’ 등급을 받은 곳은 서울메트로, SH공사, 대전도시공사, 부산시설관리공단, 인천환경공단, 제주관광공사, 서울상수도사업본부 등 25곳이다. 이 중 광역단체 소속 공기업이 8곳, 시·군·구 기초단체 소속 공기업이 17곳이다.

고객만족도 조사를 조작한 혐의로 전년도에 ‘등급외’ 판정인 ‘기타’ 등급을 받았던 서울메트로는 1인당 매출 증가(1억800만원→1억1400만원), 당기순손실 454억원 감소, 여유공간의 상가 개발 등으로 인한 부대사업 수익 12.8% 증가 등에 힘입어 최고 등급으로 평가됐다.

SH공사와 대전도시공사는 순조로운 토지분양과 차입금 감소, 신기술·신공법 도입 등을 통한 품질향상 및 원가절감 노력이 돋보였다. 인천환경공단은 구조조정을 통한 조직 축소와 인력 감소 등으로 약 10억원의 경비를 절감했고, 원가분석과 중장기투자 계획을 수립해 경영개선을 이뤘다.

◆강원개발공사 2년 연속 ‘최하’

‘가’‘나’‘다’ 등급을 받은 지방공기업의 임직원은 성과급이 차등 지급된다. 직원 기준으로 ‘가’ 등급은 월급여 기준으로 최고 300%, ‘나’ 등급은 최고 200%, ‘다’ 등급은 최고 150%씩 보너스를 받는다. ‘라’ 등급을 받은 기관은 직원들만 성과급(최고 100%)을 받고 사장과 임원은 다음해 연봉이 동결된다. ‘마’ 등급은 임직원 모두 보너스가 없으며 다음해 사장과 임원의 연봉이 5~10% 삭감된다.

경영성과 미흡과 저조에 해당하는 지방공기업은 전년도와 비슷한 38곳이었다. ‘라’ 등급은 전남개발공사, 울산도시공사, 고양도시공사, 평택도시공사 등 28곳이었으며, 최저등급인 ‘마’ 등급은 강원개발공사,인천남구시설공단, 화성도시공사 등 10곳이었다.

이 중 강원개발공사는 2년 연속 ‘마’ 등급으로 평가됐다. 알펜시아리조트의 부실로 부채가 1조2985억원(작년말 기준)에 달해 부채비율이 344%였다.

노병찬 행안부 지방재정세제국장은 “강원개발공사의 자구 노력을 면밀히 살펴보고 있으며 경영 개선을 위해 동계올림픽 이후 알펜시아리조트 매각을 권고했다”고 말했다.

김태철 기자 synergy@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