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정부가 경기 부양을 위해 주력하는 두 분야는 인프라 투자와 수출 확대다. 국내총생산(GDP)의 약 48%를 차지하는 투자를 크게 늘리고 수출을 증대해 경기를 살리겠다는 복안이다. 하지만 전문가들은 투자와 수출 모두 빠른 시일 내 중국 경제를 부활시킬 카드가 될 수 없다고 지적한다.

중국 국무원 산하 국가발전개혁위원회(NDRC)는 지난 5, 6일 이틀 동안 총 1조위안(약 180조원) 규모의 인프라 투자 계획을 승인했다. 이외에도 중국 각 지방정부가 발표한 투자 규모는 지난 7월 이후 약 10조위안에 이른다.

그러나 중국 정부가 발표한 대로 투자가 집행될 것이라고 보는 전문가들은 드물다.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 때 중국은 인프라 투자에 약 4조위안을 쏟아부었다. 이후 중국 지방정부는 심각한 재정적자에 시달리고 있다. 중국 지방정부의 부채비율은 GDP 대비 30%에 이르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런 상황에서 10조위안이 넘는 대규모 자금을 조달하기는 사실상 불가능하다는 게 일반적인 분석이다.

중국 전체 고정자산 투자의 35%를 차지하는 국영기업의 비효율성도 문제로 지적된다. 이들은 저리대출 등 각종 특혜를 받아가며 방만한 투자를 해왔다. 로렌 브랜드 토론토대 교수는 “민간기업이 투자를 맡았다면 중국은 지금의 절반(GDP의 21%)만 투자해도 같은 수준으로 성장할 수 있었다”며 “경제 전체가 어려운 상황에서 비효율적인 투자가 계속되긴 힘들 것”이라고 지적했다. 수출 전망도 어둡다. 블룸버그통신이 집계한 중국의 8월 수출증가율 전망치는 전년 동기 대비 2.9%에 그쳤다. 8월부터는 크리스마스 특수요인 등이 경기에 반영되는데도 부진한 수준에 머물렀다. 모건스탠리는 올해 중국 수출증가율이 4.1%에 그칠 것으로 내다봤다. 지난해엔 20.3%였다.

중국 수출의 약 22%를 차지하는 유럽이 활로를 찾지 못하면서 부진이 계속될 것이라는 분석이다. 환율도 걸림돌이다. 영국 경제주간 이코노미스트에 따르면 2005년부터 중국 위안화 가치는 약 27% 상승했다. 미국과 유럽 경제가 안 좋아지면서 위안화 가치는 더 오를 가능성이 높다는 게 전문가들이 분석이다.

남윤선 기자 inklings@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