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일(현지시간) 개막한 ‘몽 펠르랭 소사이어티 2012’ 총회의 첫 세션 사회는 바츨라프 클라우스 체코 대통령이 맡았다. 그는 “학기가 시작되는 첫날이어서 학교를 잠깐 방문했다가 곧바로 행사장에 달려왔다”고 말했다. 이 소사이어티의 권위와 품격을 말해주는 대목이다.

몽 펠르랭 소사이어티는 1947년 39명의 경제학자, 역사학자, 철학자들이 스위스 몽 펠르랭에서 결성했다. 당시 자유주의 경제학자 프리드리히 하이에크가 소집해 만들었다. 2차 대전 직후 확산되던 공산주의와 케인스학파에 대항하려는 목적에서 창립했다.

이후 정부 개입과 간섭을 늘리는 케인스학파의 대척점으로서 자유시장경제학파를 상징하는 모임으로 자리매김했다. 하이에크를 비롯한 밀턴 프리드먼, 게리 베커 등 회원 8명이 노벨경제학상 수상자다. 루트비히 에르하르트 전 서독 총리 등이 정규 회원이었다. 클라우스 체코 대통령은 학자 시절인 1990년 회원으로 가입했다. 1980년 레이거노믹스를 만든 참모진 76명 중 22명이 몽 펠르랭 소사이어티 멤버이기도 했다.

엄격한 회원제로 운영되는 몽 펠르랭 소사이어티는 2년마다 개최지를 달리해 총회를 갖는다. 개최지 선정을 앞두고 3~4년 전부터 유치 경쟁이 치열하다. 참석자들은 경제 현안을 논의하고 경제 정보를 교류한다. 7일까지 열리는 프라하 총회에는 전 세계에서 경제학자, 기업가, 싱크탱크 연구원 등 회원과 회원이 추천한 게스트 총 350명이 참석자로 이름을 올렸다. 한국 학계에서는 정규 회원인 김인철 성균관대 교수(차기 한국경제학회 회장)가 참석했다.

소사이어티 집행위원인 요시노리 시미즈 일본 히토쓰바시대 교수는 “일본인 회원은 14명인데 한국 회원은 2명뿐”이라며 “한국 경제학계가 좀 더 많은 관심을 가지고 참여하면 좋을 것”이라고 당부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