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축은행들이 대규모 적자를 기록해 추가 구조조정 가능성이 커졌다. 절반가량이 3분기(3월 말)까지 적자를 면치 못했고 5곳 가운데 2곳은 자본잠식 상태에 빠졌다. 잇따른 구조조정으로 신뢰성이 떨어져 영업환경이 악화된 데다 건설경기 침체마저 이어져 부동산 프로젝트 파이낸싱(PF) 대출의 부실이 더욱 커진 탓이다.

26일 금융감독원과 저축은행중앙회에 따르면 2011회계연도(2011년 7월~2012년 6월) 3분기까지 저축은행 89곳 중 48%인 43곳이 적자를 냈다. 저축은행 89곳은 새로 출범한 금융지주계열 저축은행과 미래·한주 등 공시를 하지 않은 회사를 제외한 모든 저축은행이다.

지난 5월 영업정지를 당한 솔로몬저축은행과 한국저축은행은 영업정지 전인 3분까지 각각 2881억원과 2393억원의 당기순손실을 기록했다. 한국저축은행 계열인 진흥과 경기 또한 같은 기간 1735억원과 962억원의 적자를 봤다.

모회사인 토마토저축은행이 신한저축은행으로 넘어간 토마토2저축은행의 적자는 1431억원이었다. 모회사가 사라진 일부 계열 저축은행들은 추가 퇴출을 피하기 어려운 상황이다.

저축은행들의 적자는 PF 대출 부실 영향이 컸다. 3분기 PF 대출 잔액이 4721억원이었던 솔로몬의 경우 연체율이 56.4%에 달했다. 진흥저축은행과 경기저축은행의 PF 대출 연체율도 각각 50%를 넘었다.

무더기 적자로 인해 자본잠식에 빠진 회사도 속출했다. 올 3월 말 현재 저축은행 89곳 중 37곳이 자본잠식 상태로 작년 3월 말에 비해 9곳이 늘었다. 특히 이 가운데 7곳은 자본금 전액 잠식상태에 빠졌다. 솔로몬, 한국, 토마토2, 우리, 대원, 삼일, 세종 등이다.

일부 저축은행은 자산건전성 지표인 국제결제은행(BIS) 기준 자기자본비율이 감독기준인 5%를 넘기지 못하고 있다. 올해 3월 현재 BIS 비율이 5% 미만인 저축은행은 현대스위스와 부산솔로몬을 비롯해 오투 등 11곳이다. 토마토2, 우리, 삼일, 유니온, 세종은 마이너스였다.

이에 대해 금융감독원은 지금은 다소 상황이 호전됐기 때문에 5개월 전 자료로 저축은행 경영실태를 설명하기 어렵다고 설명했다.

금감원 관계자는 “사정이 어려운 회사는 대부분 영업정지를 당했거나 예금보험공사가 관리하고 있다”며 “이들을 제외한 유니온, 세종, 삼일 등은 대주주 교체 등으로 적기시정조치 기준을 초과했거나 현재 유상증자 절차가 마무리 단계에 와 있어 특별히 위험한 회사로 보기 어렵다”고 말했다.

이 관계자는 “부동산 시장 침체로 저축은행이 힘든 것은 사실이지만 적극적인 자구노력 등으로 2011회계연도 전체로 보면 영업실적이 전년보다 개선됐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박종서 기자 cosmos@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