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 상반기 코스닥 상장법인들의 매출과 이익이 작년 같은 기간에 비해 소폭 늘었다. 글로벌 경제의 불확실성이 가중되는 속에서도 실적이 플러스 성장해 그나마 ‘선방’했다는 평가다. 스마트폰 부품 제조업체들의 실적이 반도체 등 기존 정보기술(IT) 업체들에 비해 탁월한 점도 눈에 띈다.

16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코스닥시장에 상장된 12월 결산 801개사의 상반기 매출은 45조7351억원으로 작년 상반기보다 5.64% 증가했다. 영업이익은 2조8691억원으로 1.15%, 순이익은 2조1776억원으로 4.31% 각각 늘었다.

적자를 낸 기업의 비중은 작년보다 감소했다. 올 상반기에는 614개(76.65%) 업체가 순이익을 냈으며 187개(23.35%)는 적자를 기록했다. 적자를 낸 기업 비중이 작년 동기의 28.67%보다 소폭 낮아졌다.

◆매출 증가 불구 이익률은 하락

코스닥 기업들의 매출과 이익은 증가했지만 이익률은 떨어진 것으로 나타났다. 801개사의 상반기 매출액영업이익률은 6.27%로 전년 동기 대비 0.28%포인트 하락했다. 순이익률도 4.76%로 0.06%포인트 낮아졌다. 매출 증가세를 이익 증가세가 따라가지 못한 결과다.

2분기만 놓고 보면 매출은 23조6290억원으로 전분기 대비 6.89% 늘었고 영업이익도 1조4838억원으로 7.11% 증기했다. 그러나 순이익은 9494억원으로 22.70% 감소했다. 경기침체에 따른 이자상환 부담이 컸던 것이 원인이라고 업계에선 분석했다.

전반적으로 올 상반기 실적은 나쁘지 않았다는 게 전문가들의 평가다. 송재학 우리투자증권 리서치센터장은 “2분기 침체, 3분기 회복 전망을 하고 있는데 반기 실적이 소폭 증가세를 보인 것은 다행”이라고 말했다.


◆스마트폰 부품업체 ‘견조’

올 상반기엔 스마트폰 부품 제조업체들의 실적 개선이 가장 돋보였다. 삼성 갤럭시S3 수혜주인 파트론의 상반기 영업이익은 318억원으로 작년 동기 대비 119% 커졌다. 매출도 작년보다 141% 늘어난 3162억원을 기록했다. 알에프텍은 작년 상반기 순이익 10억원에서 올해 74억원으로 613% 급증했다.

박웅갑 한국거래소 공시업무팀장은 “삼성전자 등 세계적 기업들에 부품을 납품하는 IT업체들의 실적이 크게 개선되고 있다”며 “코스닥 상장법인의 40% 가량을 차지하는 IT업체들 간에도 실적 차별화가 가속되고 있다”고 전했다.


◆오락·문화, SW업종 순익 증가

업종별로는 오락·문화업종의 순이익이 757억원으로 전년 대비 128.6%의 성장세를 보였다. 업종별 최고 순익증가율이다. 다음으로 금융(92.1%), IT소프트웨어(45.5%), IT하드웨어(24.7%) 순이었다. 경기민감 업종들의 실적은 크게 악화됐다. 건설업이 적자로 전환했으며 유통서비스 부문의 순이익도 20% 가까이 줄었다.

영업이익은 셀트리온(875억원) CJ오쇼핑(685억원) 파라다이스(500억원) GS홈쇼핑(499억원) 솔브레인(480억원) 순으로 많았다.

소속부별로는 우량, 벤처, 중견, 신성장 등 모든 소속부의 매출이 증가했지만 순이익은 대부분 감소했다. 중견기업부는 상반기 2273억원의 순이익을 달성, 전년 동기(178억원 적자) 대비 흑자전환했다.

한편 한국거래소는 유가증권시장 상장사의 연결 기준 반기보고서를 오는 29일까지 제출받아 이들 상장법인 실적을 30~31일께 발표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장규호 기자 danielc@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