FT "G20, 9월말이나 10월초 포럼 개최 곧 접촉"
유엔, 에탄올 의무 생산 타당성 논의장 활용 방침
"오바마, 식량이냐 에너지냐 기로"…쌀과 카사바 수급은 안정적

주요 20개국(G20) 그룹이 미국발 곡물 값 급등 해결에 본격 개입할 움직임이라고 파이낸셜 타임스(FT)가 13일(이하 현지시간) 보도했다.

FT는 복수의 정통한 소식통을 인용해 G20 관계자들이 이달 안에 화상 접촉을 통해 곡물 값 폭등을 저지하기 위한 역내 포럼을 개최하는 방안을 논의할 계획이라고 전했다.

포럼은 9월 말이나 10월 초에 열릴 것으로 보인다고 신문은 덧붙였다.

G20은 지난 2007-2008년의 식량 위기를 계기로 지난해 프랑스 주도로 '농업 시장 정보 시스템'(AMIS)을 구축했으며 포럼도 그 일부라고 FT는 지적했다.

신문은 "국제시장에 비정상적인 상황이 발생했을 때 정책 결정권을 가진 관리들이 긴급 회동해 대응책을 마련할 수 있도록 '신속 대응 포럼'(RRF)을 신설했음"을 상기시켰다.

G20 관계자들은 그러나 포럼 개최를 식량 위기의 심각함으로 판단하지 말도록 강조했다고 신문은 지적했다.

30년 사이 최악이었던 지난 2007-2008년의 식량 위기 때문에 결국 12개국의 폭동 발생 요인을 제공한 수출 제한과 사재기와 같은 변칙적 움직임을 견제하기 위한 예방 성격이라고 이들은 강조했다.

FT는 유엔이 포럼을 에탄올 의무 생산에 대한 논의의 장으로도 활용한다는 전략이라고 보도했다.

이와 관련, 유엔 산하 식량농업기구(FAO)가 지난해 G20에 "정부의 에탄올 의무 생산 정책이 식량 수급에 차질을 빚게 하기 때문에 중단해야 한다"는 내용의 보고서를 제출한 바 있다고 신문은 지적했다.

FAO의 이런 견해에 국제통화기금(IMF)과 세계은행도 공감했다고 신문은 덧붙였다.

FAO의 호세 그라시아노 다 실바 사무총장은 지난 10일 자 FT 기고에서 미 정부에 곡물 값 안정을 위해 에탄올 의무 생산 프로그램을 즉각 잠정 유예해주도록 요청했다고 밝혔다.

세계 최대 곡물기업인 미국의 카길도 에탄올 의무 생산에 반대하는 처지이다.

FT는 미국이 옥수수 생산의 40%가량을, 유럽은 약 60%를 각각 에탄올 생산에 쓰도록 의무화해 왔다고 전했다.

FT는 버락 오바마 미 대통령이 13일 이틀간 미국 옥수수 주요 산지의 하나인 아이오와주를 방문한다면서 그가 '식량이나 에너지냐의 갈림길에 섰다'고 분석했다.

비정부기구(NGO)인 액션에이드 관계자는 FT에 "워싱턴에서 식량이나 에너지냐의 격론이 확산하고 있다"면서 에탄올 문제가 미 대선의 주요 쟁점으로 부상하고 있다고 말했다.

백악관의 제이 카니 대변인은 지난 10일 "환경부와 농무부가 이 문제를 검토하고 있다"고 밝혀 정책 재고 가능성을 시사하기도 했다.

한편, FT는 50년 사이 최악의 미국 작황에도 긍정적인 소식이 있다면서 아시아인의 주식인 쌀과 아프리카인이 크게 의존하는 카사바 작황과 가격이 안정적임을 지적했다.

(서울=연합뉴스) jksun@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