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세청, 지난해 국세통계

업체당 평균 71억원…46%는 한 푼도 못 내
소득세도 양극화…소득 상위 10%가 68% 차지
'법인세 쏠림' 가속…상위 1% 기업이 86% 부담

국내 상위 1% 기업이 내는 법인세가 전체 법인세수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갈수록 높아지는 것으로 나타났다. 또 소득 상위 20%의 근로자가 내는 소득세가 전체 소득세수에서 차지하는 비중도 높아져 납세 편중 현상이 심한 것으로 파악됐다.

29일 국세청에 따르면 지난해 납세 기준 상위 1% 기업이 납부한 법인세가 전체 법인세에서 차지하는 비중은 86.1%에 달해 사상 최고치를 기록했다. 2008년 이 비중은 85.1%였고 2010년에는 84.0%를 기록했다.

◆상위 10%가 법인세 97% 부담

국세청이 매년 발간하는 2011년 국세통계 연보 및 2012년 국정감사 자료에 따르면 지난해 전국 46만614개 법인이 부담한 총 부담세액은 37조9619억원을 기록했다. 이 가운데 상위 1%인 4606개사가 국세청에 신고한 총 부담세액은 32조7021억원에 달했다. 전체 세수에서 차지하는 비중은 86.1%였다. 1사당 평균 71억원의 세금을 낸 셈이다. 상위 10% 법인으로 대상을 확대하면 이들이 낸 법인세는 36조9615억원으로 전체의 97.3%를 차지했다. 국내 상위 10% 회사가 법인세 대부분을 납부했다는 뜻이다.

소득세의 경우도 마찬가지. 2010년분 소득에 대해 작년 초 연말정산을 신고한 근로소득세 총 결정세액은 15조5863억원. 이 가운데 상위 10% 근로자가 부담한 세액은 10조6144억원으로 전체의 68.1%를 차지했다. 상위 20%가 부담한 세액은 13조1542억원으로 84.4%였다. 전년도 기준 상위 20% 근로자의 비중(83.0%)보다 높아진 수치다. 소득이 높은 소수의 개인과 법인이 부담하는 세금 비중이 커진다는 것은 소득 양극화 현상이 더 심해지고 있음을 보여준다.

◆경기 불황 땐 중기 경영난 더 심화

이 같은 부의 쏠림 현상은 상장사들의 실적 분포에서도 확인할 수 있다. 특히 최근에는 대기업 내에서도 쏠림 현상이 나타나고 있다.

금융정보업체 에프앤가이드에 따르면 시가총액 기준 상위 30대 기업의 올해 총 순이익 추정치 67조5000억원 중 삼성전자 현대차 기아차 등 3개 기업의 순이익 추정치 합계는 36조7000억원인 것으로 나타났다. 비중이 55%에 달한다. 지난해 30대 기업의 전체 순이익(57조3000억원) 가운데 이들 3사의 순이익 합계(25조4000억원)가 차지하는 비중(44%)에 비해 크게 오른 수치다.

이에 비해 세금을 내지 못할 정도로 어려움을 겪는 법인은 전체의 절반에 육박할 정도로 많았다. 적자 등으로 법인세를 한푼도 내지 못한 법인은 46.2%인 21만2895개에 달했다. 납세 기준(과세표준 1200만원)에 미달해 세금을 한푼도 안 낸 근로자도 전체의 39.1%인 593만3000명이었다.

기획재정부 관계자는 “지난해 상위 1% 대기업의 법인세 부담 비율이 높아진 것도 유럽발 경제위기에 따라 대기업과 중소기업 간 실적 양극화가 본격화했기 때문”이라며 “경기 불황이 장기화할수록 경기 변화 대처 능력이 떨어지는 중소기업이 더 큰 타격을 받을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임원기 기자 wonkis@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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