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1년 하반기 이후 중소형주는 대형주 대비 부진한 모습을 보여왔다. 삼성전자와 현대자동차 등 전자와 자동차주로의 ‘쏠림현상’이 강화됐고, 펀드환매에 따라 중소형주의 매매주체인 자산운용사들의 매도가 반영된 결과다.

올 상반기까지 이어져 왔던 중소형주의 약세는 6월 이후 변화되는 모습이다. 유럽 재정위기 및 글로벌 성장둔화 우려가 지속되면서 외국인들의 매도가 강화됐고, 경기방어적이고 낙폭과대로 평가되는 중소형주들이 상대적으로 강세를 보이고 있다. 유럽부채 문제와 장기성장에 대한 우려 등이 변하지 않은 상황에서 증시의 변곡점을 예측하기는 어렵다. 특히 유럽문제는 정치적인 해결방안이 필요하다는 점에서 손쉽게 시장상승을 이야기하기에는 불확실성이 많이 남아있다. 따라서 변동성 높은 중소형주에 대한 공격적인 집중투자는 여전히 부담스러운 것이 사실이다.

○주식 포트폴리오 내 추가수익 기회로

다만, 포트폴리오 차원과 중장기적인 측면에서 중소형 종목들에 대한 관심은 유효하다. 일반적으로 중소형 종목들은 소외기업효과(Neglected Firm Effect)로 인해 초과수익을 실현할 수 있는 기회가 존재한다. 시가총액이 작은 주식일수록 시장 참여자들의 관심이 낮고, 이로 인해 기업에 대한 리서치가 과소하게 이루어져 성장 가능성과 기업 가치가 낮게 평가받을 수 있기 때문이다.

이러한 측면은 중소형주가 시장 대비 초과성과로 이어질 수 있는 기회를 제공하고 있으며, 2005년 이후 대형주와 중소형주의 장기 누적성과를 살펴보면 중소형주의 상대적 우위를 관찰할 수 있다. 특히 주식형펀드의 대량유입이 나타나며 국내 주식시장의 상승흐름을 보였던 시점을 살펴보면 중소형주가 대형주에 비해 상대적으로 높은 상승 탄력을 보였다.

물론 2010년 이후 최근의 상승 국면에서는 대형주 대비 중소형 종목들의 상대강도가 낮아진 상황이다. 수출 중심의 대형주 실적개선과 외국인 중심의 대형주 매매, 그리고 자문형랩의 등장으로 소수 대형주 중심의 주가 레벨업(Level up)이 나타나면서, 상대적으로 중소형주의 상승탄력이 둔화됐기 때문이다.

하지만 장기적인 경기회복과 주요 기업들의 글로벌 이익증가라는 상승동력을 감안한다면 주식 포트폴리오 내에서 추가수익을 얻기 위한 투자기회로 활용할 필요가 있다. 낙폭과대 업종 및 종목에 대한 순환매와 정보기술(IT), 자동차 등 주도업종의 공급체인에 놓여있는 중소형주들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고 있기 때문이다.

현재 시장을 주도하고 있는 중소형주는 스마트폰 부품, 모바일게임, 화장품, 카지노 등 글로벌 경기둔화에 상관없이 수요가 확대되는 업종이면서 실적 가시성이 높은 중소형주들이다. 최근 시장조정에서 주식형펀드에 대한 자금유입이 꾸준하게 이뤄졌다는 점에서 수급적인 측면에서도 긍정적이라고 판단된다.


○중소형주 투자는 펀드 활용을

역사적으로 보면 중소형 업종이 선전했던 기간은 1) 경기선행지수가 상승 반전하던 시점과 일치했고 2) 기업이익 증가와 설비투자 증가가 나타났던 기간이면서 3) 신용스프레드 축소와 투자심리 개선이 동반되는 시점이었다. 지금 당장은 아니지만 증시의 불확실성이 줄어드는 시점에서 중소형주의 초과성과는 여전히 기대할 만한 부분이다.

중소형주가 가지고 있는 여러 투자매력에도 불구하고 유의할 점은 분명히 있다. 중소형주에 대한 효과적인 투자는 간접투자 상품을 활용하는 것이라는 점을 꼭 기억할 필요가 있다. 앞서 언급한 소외기업의 특성을 고려한다면 전문 운용인력을 활용한 종목선정이 필요하고, 중소형주의 높은 변동성을 감안한다면 분산투자를 효과적으로 해야 하기 때문이다.

최근의 중소형주 펀드는 보다 진화된 운용전략을 활용해 중소형주가 상대적으로 부진한 구간에서도 탄력적인 대응으로 초과성과를 보이고 있다. 수익률 상위권의 중소형펀드는 중소형주와 대형주 간 탄력적인 비중조절, 가치주와 성장주 간 배분 등을 통해 시장변화에 대응하고 있으며 특히 시장이 아닌 특화된 기업의 발굴에서 성과를 창출한다는 점에서 차별화를 만들어가고 있다.

현재 시장에서 돋보이는 상품은 ‘삼성중소형FOCUS펀드’와 ‘교보악사위대한중소형펀드’를 들 수 있다. 2007년 9월 설정된 삼성중소형FOCUS의 경우 지난 6개월간 3.41%의 수익을 기록 중이다. 코스피지수 대비(7월6일 기준) 2.78%포인트 높은 수치다. 이 펀드는 지난해 3월부터 입소문이 나면서 설정액이 급격히 증가, 2700억원대로 늘어났다. 코스피200을 벤치마크하는 일반 중소형펀드와 달리 코스피 중형주 인덱스 및 소형주 인덱스를 벤치마크해 차별화를 추구하고 있으며, 운용사인 삼성자산운용에서 리서치 조직을 별도 운용해 중소형주에 대한 심도 있는 분석을 하는 점도 특징이다. 이 펀드는 3년 수익률 78.26%를 기록하며 동일 유형 펀드 대비 40%포인트 가까이 우수한 성적을 보이고 있다. 특히 이 상품은 지난해 8월16일 운용규모가 커지면서 초과수익 달성이 쉽지 않다는 판단으로 판매가 중단되었으나, 9개월 만인 올해 5월부터 판매가 재개됐다.

한편 설정액 980억원인 ‘KB중소형주포커스증권자투자신탁C’는 최근 6개월 수익률이 17.88%로 중소형펀드는 물론 국내 주식형펀드 전체에서도 1위로 두각을 나타내고 있다. 이 펀드는 KB자산운용만의 가치주 선정모델 선정 능력을 활용해 성장성이 있는 가치주와 강소기업 등에 투자한다.

이외에도 최근 6개월 수익률 기준으로 보면, ‘미래에셋3억만들기 중소형주’ ‘동양중소형고배당’ 등이 비교적 양호한 수익률을 보이고 있다.

김태훈 <삼성증권 투자컨설팅팀 연구위원 taehoon007.kim@sams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