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이 가짜 통계로 경기 둔화를 숨기고 있다.”

중국 지방정부가 경제통계를 허위로 작성하고 있어 실제 중국 경기는 알려진 것보다 더 어려울 수 있다고 뉴욕타임스(NYT)가 23일(현지시간) 보도했다. NYT는 중국 기업 임원들의 말을 인용, “전력과 석탄 소비량 등 경기 판단 지표가 되는 통계가 조작되고 있다”고 지적했다. 이 신문은 “치적 쌓기 경쟁에 몰입하고 있는 지방정부에서 통계 조작이 빈번하다”며 “지방정부 공무원들이 실적을 실제보다 높여 작성하도록 기업에 요구하고 있다”고 전했다.

중국 국가통계청은 올초 충칭(重慶)시 융촨(永川)구와 산시(山西)성 허진(河津)시가 통계청 규정을 위반했다고 발표했다. 매출을 실제보다 부풀리라고 지역 업체를 압박한 것이다.

전력 소비량 조작도 빈번한 것으로 나타났다. 장쑤(江蘇)성의 한 에너지기업 임원은 “이 지역 지난 5월 전력 소비는 전년 대비 10% 이상 줄었지만 지역 공무원들은 1년 전과 비슷하다고 국가통계청에 보고했다”고 실토했다.

지난 7일 인민은행이 갑자기 기준금리를 내린 것도 가짜 통계를 고려한 조치라고 NYT는 분석했다.

전문가들은 중국의 가짜 통계가 시장을 어지럽힐 수 있다고 우려했다. NYT는 “공식 통계로도 중국 경기 둔화 조짐이 나타났다는 점을 고려하면 실제 둔화 정도는 훨씬 심각할 수 있다”며 “유럽 재정위기로 세계 경제가 불안한 상황에서 중국의 거짓 통계는 큰 혼란을 불러올 수 있다”고 지적했다.

고은이 기자 koko@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