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기가 한풀 꺾인 하얀국물 라면들이 재기를 모색하고 있다.

25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대표적인 하얀국물 라면업체 팔도와 삼양식품, 오뚜기는 올 하반기까지 매출 회복을 위한 특단의 대책을 마련할 방침이다.

지난해 라면시장에서 새로운 소비 트렌드를 형성한 하얀국물 라면의 점유율은 작년 12월 17.1%에서 올 4월 7.9%로 뚝 떨어졌다. 팔도 '꼬꼬면'과 삼양식품 '나가사끼짬뽕', 오뚜기 '기스면' 등 하얀국물 라면 3종의 매출액은 같은 기간 중 300억 원에서 115억 원으로 급감했다.(AC닐슨)

이에 따라 팔도는 하얀국물 라면의 판매량을 늘리기 위해 올 하반기 꼬꼬면을 리뉴얼해 출시할 예정이다.

회사 관계자는 "맛, 포장 등 소비자의 요구사항을 반영해 꼬꼬면을 리뉴얼할 것" 이라며 "현재 팔도 내부에서 새로운 꼬꼬면을 개발하고 있다"고 밝혔다.

'꼬꼬면 개발자' 방송인 이경규 씨는 이번 리뉴얼 과정에도 참여할 것으로 알려졌다.

삼양식품은 전체 국물라면 비수기인 6~7월 이후부터 마케팅 및 프로모션을 다시 진행한다. 이 회사는 SNS(소셜네트워크서비스)를 활용한 소비자 이벤트뿐 아니라 대형마트를 중심으로 한 판촉 활동을 펼칠 계획이다. 현재 나가시끼짬뽕 가격 할인행사도 검토 중인 것으로 확인됐다.

삼양식품 관계자는 "다른 색깔에 대한 단순한 호기심이 아닌 소비자를 사로잡는 맛 때문에 하얀국물 라면이 인기 있었던 것" 이라며 "제품에 대한 검증은 이미 끝났으니 다시 마케팅에 주력하면 수요를 이끌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오뚜기는 가수 겸 배우 박유천을 광고모델로 계속 기용하면서 온라인 이벤트를 강화한다. 프로야구 시즌을 맞아 펜스 광고, 키스타임 프로모션 등도 지속적으로 진행할 방침이다.

이처럼 라면업체들이 서둘러 대책 마련에 나선 것은 하얀국물 라면에 들인 투자금 규모가 일반 제품보다 크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안성수 한국조리사관학교 호텔외식조리학과 교수에 따르면 라면업체들은 하얀국물 제품을 내놓기 위해 스프공장을 따로 마련하는 등 대규모 설비투자를 했다. 하얀국물에는 기존 빨간국물과 다른 종류의 스프가 들어가야 하기 때문이다. 또 일부 업체는 수요에 맞추기 위해 생산라인을 확충하기도 했다.

안 교수는 "하얀국물 라면업체들이 시설투자비, 마케팅 비용 등 투자 금액을 회수하려면 시간이 걸린다" 면서 "지난해 12월 정점에 도달한 후 계속 내리막 길을 걷는 상황이니 대책을 모색해야 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하지만 관련 업계에선 오는 7~8월 말까지 하얀국물 라면의 판매량이 더 떨어질 것이란 전망도 나오고 있다. 여름철엔 비빔면 등 국물이 없는 라면을 더 선호해 전체 국물라면의 매출이 줄어들 것이라는 게 시장 관계자들의 분석이다.

한경닷컴 강지연 기자 alice@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