은행장들 "취약계층 자금 사정 모니터링 강화해야"

김중수 한국은행 총재는 세계 경제가 과거 아시아 외환위기와 달리 최근 유로존 위기에 모두 발목이 잡혀 있다고 분석했다.

김 총재는 18일 한국은행 본관에서 열리 5월 금융협의회에서 "유로존의 정치적 불안 등은 자체적으로 해결하기 어려울 뿐만 아니라 다른 국가들이 끌고나가는 것도 힘겨운 상황이다"며 "그러나 우리나라에 미치는 악영향은 심하지 않다"고 평가했다.

김 총재는 "금융안정위원회(FSB) 등 국제회의에서 만난 인사들은 유로존 위기에도 아시아 경기는 괜찮을 것으로 진단했다"며 "실제 우리나라도 유로존 이슈에 민감하지만, 회복 속도는 빠른 편이다"고 설명했다.

아시아 국가들이 유럽발 충격을 잘 막을 것으로 생각되지만, 세계 모든 경제의 발전 동력이 떨어진 것은 문제라고 지적했다.

협의회에는 이순우 우리은행장, 서진원 신한은행장, 신충식 농협은행장, 조준희 중소기업은행장, 김종준 하나은행장, 하영구 한국씨티은행장, 리처드 힐 스탠다드차타드은행장, 김용환 수출입은행장, 이주형 수협 신용대표이사 등이 참석했다.

이들은 유로존 채무문제가 장기화하면서 하반기 이후에는 국제금융시장 상황이 더욱 어려워질 가능성이 크므로 외화자금 확보, 자금 조달원 다변화 등 노력을 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미국 투자은행인 JP모건의 대규모 파생상품 손실을 거론하면서 국내 은행들도 리스크 관리에 온 힘을 쏟아야 한다는 데 의견을 같이했다.

신용등급 열위계층의 신용대출을 중심으로 가계대출 연체율이 최근 완만하나마 상승하므로 저신용등급자, 다중채무자 등 취약계층의 자금 사정 모니터링을 더욱 강화해야 한다는 지적도 했다.

김중수 총재는 최근 국내은행의 국외 시장 개척 및 점포 확대, 현지 진출 기업의 금융지원 강화 등 노력은 은행산업의 국제화 수준을 높이는 데 긍정적인 역할을 할 것이라며 현지화와 경쟁력 제고에 힘써달라고 당부했다.

(서울연합뉴스) 황대일 기자 hadi@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