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MW가 국내 전기자동차 시장에 뛰어든다. 국내 자동차 업계와의 경쟁이 가속화될 전망이다.

BMW코리아는 15일 전기차 브랜드 ‘BMW i’ 출범식을 갖는다. 김효준 BMW코리아 사장과 주형환 기획재정부 차관보, BMW 본사 임원이 참석한다.

BMW코리아는 이 행사를 위해 중국 베이징 모터쇼에 출품했던 BMW의 전기차 i3와 i8을 비행기로 공수해 왔다. i8은 영화 미션임파서블4에 등장해 화제가 됐던 차량으로 제작비만 2억원이 넘는 것으로 알려졌다. BMW코리아는 24일 개막하는 부산모터쇼에도 두 차량을 전시할 계획이다. BMW코리아 관계자는 “독일 본사에서 파견한 차량 전문 수송 인력과 엔지니어가 국내에 머물면서 컨셉트카를 관리한다”며 “BMW가 심혈을 기울여 추진 중인 프로젝트”라고 설명했다.

이 차는 2014년 국내에 들여올 예정이다. BMW는 4억유로를 투자해 내년부터 독일 라이프치히공장에서 i3와 i8을 생산하고 전 세계에 출시한다. 가격 경쟁력을 위해 고가의 스포츠카인 i8보다 소형 도심형 전기차 i3에 주력한다. 생산량은 연간 4만여대인 것으로 알려졌다. 이를 위해 총 1억달러를 투자해 미국 뉴욕에 벤처캐피털 회사 BMW i벤처스도 설립했다.

국내 자동차 업체는 BMW의 공격적 행보에 긴장하고 있다. BMW i3는 최고속도가 시속 150㎞로 일반 경차 수준이다. 기아차가 지난달 출시한 전기차 레이 EV와 르노삼성차가 출시할 예정인 Z.E보다 시속 15㎞ 빠르다. 가속 성능도 좋다. 정지 상태에서 시속 100㎞까지 도달하는 데 8초가 걸리지 않는다. 한번 충전으로 주행할 수 있는 거리는 최고 160㎞로 국산 전기차와 비슷한 수준이다. 배터리는 삼성SDI와 독일 보쉬의 합작사인 SB리모티브가 공급한다.

외신에 따르면 출시가격은 최대 6500만원 수준이 될 것으로 알려졌다. 기아차 레이 EV의 가격이 4500만원인 것과 비교하면 높다.

BMW 측은 “탄소섬유 보강 플라스틱 등 고강도 초경량 소재를 사용했고 스마트폰과 연계한 원격제어기능, 보행자를 감지하고 자동으로 속도를 줄이는 긴급제동기능 등 최첨단 안전사양을 적용했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BMW의 전기차는 차량의 서스펜션, 배터리, 드라이브 시스템을 알루미늄으로 제작된 구조에 장착하고 계기판과 도어 패널의 부품들은 천연 섬유로 제작한다. 업계 관계자는 “BMW 전기차가 정부 보조금을 받게 되면 프리미엄 브랜드를 내세워 충분히 경쟁력이 있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업계는 내년을 전기차 전쟁이 촉발되는 해로 예상하고 있다. 기아차가 지난해 말 국내 최초의 양산형 전기차 레이 EV를 출시하고 환경부와 시범 운영을 시작한 데 이어 르노삼성차도 연내 플루언스 Z.E를 양산하기 때문이다.

르노삼성차는 포스코ICT와 업무협약을 맺고 제주도에 전기차 렌터카 사업을 준비 중이다. 한국GM도 내년에 스파크 전기차를 생산하고 유럽의 폭스바겐 역시 골프 EV를 출시할 계획이다.

전예진 기자 ace@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