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 번째 K-컨슈머리포트는 '어린이음료'
17개 제품 중 4개 '고열량‧저영양 식품'

코카콜라음료 '쿠우오렌지', 조아제약 '튼튼짱구' 등 일부 어린이음료의 당함량이 17g을 초과해 아동비만을 초래할 우려가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한국소비자원은 대형할인점에서 판매하는 어린이음료 17개 제품을 대상으로 pH(산도) 및 당함량, 세균증식 시뮬레이션 시험을 한 결과, 이같이 확인됐다고 3일 밝혔다.

◆ 어린이음료 4종 '고열량‧저영양'

소비자원의 분석 결과 17종의 어린이음료 모두 당을 주성분으로 하고 있고, 상당수가 감미료 등을 첨가해 단 맛을 강화했다.

특히 코카콜라음료의 쿠우오렌지(38g)와 농심 '카프리썬 오렌지맛'(23g), 상일 '유기농아망오렌지'(21g), 조아제약 튼튼짱구(20g) 등 4개 제품은 한 병당 당함량이 17g을 초과했다. 또 튼튼짱구의 경우 1병 전체의 용량(300㎖)이 아닌 150㎖를 '1회 제공량'으로 정해 당함량을 20g이 아닌 10g으로 표시했다.

식품의약품안전청이 고시한 '고열량‧저영양 식품 영양성분 기준'에 따르면 어린이음료 중 1회 제공량당 단백질 함량이 2g 미만, 당함량이 17g을 초과한 제품은 고열량‧저영양 식품으로 분류된다.

고열량‧저영양의 어린이 기호식품은 학교매점 및 학교 인근 슈퍼마켓, 편의점, 문방구 등에서의 판매가 금지되고 어린이들이 주로 시청하는 오후 5~7시 시간대 및 어린이 프로그램 중간에 TV광고를 할 수 없다.

◆ 산도, 콜라와 유사…충치 발생 쉬워

어린이음료 17종의 산도는 모두 콜라·사이다 등 탄산음료(pH 2.4~3.3)와 유사한 수준인 pH 2.7~3.8로 측정됐다. 산도가 낮은 pH 5.5 이하 상태가 지속되면 치아의 보호막인 에나멜 층이 손상돼 충치가 발생하기 쉽다.

음료업체들은 산도를 낮게 한 이유로 맛을 좋게 하고 청량감을 높인다는 점을 들었다. 그러나 어린이들의 경우 치아가 미숙하고, 어른에 비해 상대적으로 음료를 입에 오래 머금고 있는 경향이 있어 충치 발생 가능성을 줄이는 방향으로 어린이음료를 개발해야 한다고 소비자원 측은 강조했다.

◆ 4시간 이상 보관 시 세균 번식

음료 17개 중 13개는 뚜껑 윗부분을 손으로 잡아올린 후 빨아 마시고, 마시지 않을 때는 다시 닫을 수 있는 피피캡 뚜껑으로 돼 있어 어린이들이 여러 번에 나눠 마실 수 있다. 이 경우 음료를 마실 때 침이 내부로 들어가 상온(25℃)에서 4시간 이상 보관하면 세균이 크게 번식하게 된다.

실제 실험 결과, 4시간이 지나자 1㎖당 일반세균수가 10만 CFU(세균계수단위)를 넘어 초기 부패 상태가 됐다. 특히 33℃에서는 3시간만 지나도 초기 부패단계로 진입해 무더운 여름철에는 음료가 보다 쉽게 변질되는 것으로 나타났다.

한편 로제트의 디보키즈업홍삼음료 '트로피컬'과 건강마을의 '로보카 폴리 포도'는 각각 비타민C 첨가, 칼슘 등을 강조해 놓고 영양성분에 함량을 표시하지 않아 '식품 등 표시기준'에 위반했다.

식품 등 표시기준은 제품 표면에 특정 영양소가 함유됐음을 강조한 경우, 소비자가 관련 정보를 확인할 수 있도록 영양성분의 함량과 영양소기준치에 대한 비율(%)을 뒷면에 표시하도록 규정하고 있다.

소비자원은 "식약청이 로제트와 건강마을 등 2개 업체에 대한 시정조치 등 행정조치를 취해야 한다"면서 "'1회 제공량'에 대한 기준을 보완해 상이한 해석이 나오지 않도록 제도 개선도 필요하다"고 말했다.

한경닷컴 강지연 기자 alice@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