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름값은 치솟는데 휘발유 소비는 왜 줄지 않을까. 자가용자동차 수가 꾸준히 증가하는 데다 휘발유 소모량이 많은 중·대형 자동차 비중이 늘었기 때문이라는 분석이 나왔다.

에너지경제연구원은 이 같은 내용의 ‘2011년 에너지총조사 자가용승용차 조사결과’를 1일 발표했다. 연구원에 따르면 경차 보급 노력에도 소형차 비중은 10년 전 50.4%에서 지난해 23.7%로 뚝 떨어졌다. 반면 중형차(1500~2000㏄미만)와 대형차(2000㏄이상) 비중은 꾸준히 늘었다. 중형차 비율은 10년 전 30.4%에서 지난해 37.6%로 증가했다. 대형차는 5.3%에서 14.3%로, 비중이 크게 늘었다.

자가용승용차 등록대수도 증가했다. 지난해 자가용승용차 등록대수는 1362만6100대로, 10년 전인 2002년보다 약 1.4배 늘었다. 인구 1인당 자가용승용차 보유대수는 0.21대에서 0.28대로 연평균 3.5% 증가했다.

반면 주행거리는 줄어든 것으로 나타났다. 자가용승용차 1대당 연평균 주행거리는 1만3088㎞를 기록했다. 10년 전보다 14.7% 줄었다. 도시별로는 서울시가 1만2661㎞로, 광역시와 기타 도시보다 주행거리가 짧았다. 고유가가 지속되고 1가구 2차량 보유가구가 많아지는 등 주행거리는 감소추세에 있다는 설명이다.

연구원 측은 “조사결과 대형차는 소형차에 비해 2.5배 연료를 더 소비했고, 중형차는 1.5배 연료를 더 소비했다”며 “향후 승용차 보유구조 개선을 위한 별도의 정책 추진이 없을 경우 자동차 중·대형화에 따라 휘발유 소비는 줄지 않을 것”으로 분석했다.

조미현 기자 mwise@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