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황 땐 매운 맛…라면업계, 신제품 출시 경쟁
‘고추비빔면, 불닭볶음면, 놀부부대찌개라면, 강호동의 팍팍, 백합조개탕면….’

최근 라면시장에서 잇따라 새로운 이름의 제품들이 쏟아지고 있다. 지난해 ‘신라면 블랙’을 제외하고는 최근 몇 년간 유탕면 신제품을 내놓지 않았던 농심도 올해는 10개 이상의 신제품을 출시할 계획이다. 이 회사는 지난 4일 ‘고추비빔면’을 내놓으며 신제품 출시에 본격적인 시동을 걸었다. 고추비빔면으로 연 500억원 규모의 비빔면 시장에서 주도권을 잡겠다는 전략이다. 농심은 이어 이달 안에 봉지면과 용기면 신제품을 1개씩 출시할 계획이다.

주요 일간지 16일자에 ‘진짜진짜 맵다, 맵다!’란 내용의 티저광고도 내보냈다. 이번 신제품의 특징은 맵고 얼큰한 ‘빨간 국물’이다. 지난해 꼬꼬면, 나가사끼짬뽕 등 하얀 국물 라면들의 거센 도전을 받았던 농심은 빨간 국물로 돌파구를 찾는다는 방침이다.

농심은 또 큰사발 형태의 용기면 제품 출시를 앞두고 있다. 회사 관계자는 “다음달 12일 개막하는 ‘2012 여수세계박람회’ 공식 후원사로서 엑스포 공급용 용기면 신제품 3종을 내달 초에 내놓을 계획”이라며 “올해 쌀국수, 건면, 냉동면 등 총 10개 이상의 신제품을 출시할 방침”이라고 전했다.

지난해 꼬꼬면으로 돌풍을 일으켰던 팔도도 신제품을 잇따라 선보이고 있다. 신라면의 매운맛에 도전하겠다며 지난달 내놓은 ‘남자라면’은 월 600만개의 판매실적을 올리며 선전하고 있다. 팔도는 지난 8일 방송인 강호동 씨를 전면에 내세운 부셔먹는 라면 ‘강호동의 팍팍’을 내놓은 데 이어 지난 10일 부대찌개 시장 1등 외식기업 ‘놀부’와 공동으로 개발한 ‘놀부부대찌개라면’ 큰 컵을 출시했다.

업계에서는 라면업체들이 담합발표 이후 가라앉은 시장 분위기를 신제품 출시로 활로를 찾고 있는 것으로 분석하고 있다.

지난달 22일 공정거래위원회의 과징금 부과에 대해 농심, 오뚜기, 한국야쿠르트 등 라면업체들은 억울하다는 입장이다. 이들 업체는 공정위의 최종의결서가 도착하면 행정소송 등 법적 대응을 통해 시시비비를 가리겠다는 방침이다. 업계 관계자는 “라면은 소비자물가지수 대상 품목으로 지정돼 있어 정부와 협의 없이는 가격인상이 어려운 데다 사전에 담합한 사실이 없다”며 “4개사 가운데 삼양식품만의 일방적 진술을 토대로 과징금을 부과한 것은 이해할 수 없다”고 지적했다.

최만수 기자 bebop@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