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학가에 17억들여 상가주택…월세 800만원
2008년 정년퇴직을 하고 상가주택에 투자한 정기진 씨(62)는 은퇴준비 이야기만 나오면 절로 미소를 짓게 된다. 안정적인 은퇴자금을 마련하기 위해 지인의 조언으로 투자한 상가주택에서 매달 꼬박꼬박 생활비가 들어오기 때문이다. 그는 서울 신촌기차역 인근에 17억7000만원을 들여 상가주택을 짓고 연 6%가량의 수익을 거두고 있다.

과감한 상가주택 투자는 서울 마포에 갖고 있던 아파트를 처분하려고 마음먹었기에 가능했다. 당시 시세가 7억원 정도인 아파트 가격이 오를 것 같지 않았다. 차라리 팔아서 고정수입을 늘리는 게 중요하다고 생각했다. 그렇다고 주식과 펀드에 투자하기에는 불안했다. 금융상품의 금리는 너무 낮았다. 은행 예금 금리는 연 4%에도 미치지 못했다. 최근 인기를 끌고 있는 비과세 저축성 보험도 10년 동안 예치해야 연 5% 정도의 이자를 챙길 정도였다.

그래서 부동산 투자에 정통한 지인의 소개로 목좋은 곳에 상가주택을 짓기로 결정했다. 상가주택이란 보통 2~4층짜리 건물로, 가장 위층은 주택으로 사용하고 그 아래 층에는 상가 등 근린생활시설로 이용하는 것이다. 정씨는 아파트를 판 돈과 퇴직금 2억원, 펀드 등 금융상품에 투자한 3억원을 더해 12억원을 마련하고 5억7000만원을 대� 받았다.

그는 대지 200㎡짜리인 다가구 주택을 13억2000만원에 매입해 4층 상가주택을 신축했다. 건축비는 3억9500만원이고 세금 등으로 5500만원이 들었다. 수익은 보증금 1억5000만원에 월세가 800만원이다. 1층에는 음식점에 세를 줘 보증금 1억원과 월세 250만원을 받고, 2~3층에 있는 원룸 10개에서 각각 보증금 500만원에 월세 55만원이 들어온다.

전체 비용 17억7000만원에서 보증금 1억5000만원을 뺀 실제 투자금은 16억2000만원. 여기에 월세가 800만원이니 수익률은 6%다. 하지만 정씨는 자신이 살고 있는 주택의 월세 가치(약 145만원)를 감안하면 수익률은 더 높아진다.

부동산 전문가들은 정씨처럼 수익형 부동산에 돈을 투자하는 사례가 계속 늘어날 것으로 예상했다. 곽창석 나비에셋 대표는 “주택시장은 정부 부양책이 없으면 회복이 어려운 상황”이라며 “전반적인 부동산 시장 위축이 지속되는 가운데 수익형 부동산에 대한 관심이 커질 가능성이 크다”고 말했다.

봉준호 닥스플랜 대표도 “부동산 10년 주기설에 비춰볼 때 2007년 이후 집값이 하락했다는 점을 짚어보면 앞으로 3~4년은 있어야 반등 추세를 확인할 수 있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상가주택과 더불어 오피스텔, 상가, 도시형 생활주택 등 수익형 부동산에서 기회를 찾아야 한다는 것이다.

특히 은퇴를 앞둔 ‘베이비 부머’들이 고정 수입을 얻기 위해 상가주택 투자에 나서면 수요가 늘고 그만큼 상가점포 시장 전망은 밝아지게 된다.

물론 지역별로 희비가 엇갈린다는 점에서 상가주택 투자에 신중해야 한다는 반론도 적지 않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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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합수 국민은행 부동산팀장은 “오피스텔은 분양가 상승과 전용면적 축소가 맞물려 투자가치가 하락하고 있다”며 “상가도 경기가 침체되면 세입자를 구하기 힘들 수 있다”고 조언했다. 박상언 유앤아이컨설팅 대표는 “수익형 부동산에 대한 공급 과잉의 우려가 제기되고 있다는 점도 염두에 둬야 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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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종서 기자 cosmos@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