온라인몰 '전문관' 오픈 붐…직매입해 싼 가격 인기
싼값에 많이 파는 ‘박리다매(薄利多賣)’는 온라인 쇼핑몰의 핵심 마케팅 전략이다. 수많은 판매자가 자유롭게 가격 경쟁을 펼칠 수 있도록 한 오픈마켓이 성장할 수 있었던 배경이기도 하다. 그러다 보니 온라인 쇼핑몰끼리 비슷한 가격대의 똑같은 상품 구색을 갖췄다는 평가가 나오는 것도 사실이다. 온라인에서는 ‘질 좋은’ 상품을 찾기 어렵다는 소비자의 인식도 생겨났다.

이런 통념을 깨기 위한 온라인몰의 움직임이 빨라지고 있다. 여러 판매자의 상품들을 모아둔 일반 전문관과 달리 상품을 직접 사들여 독립된 전문몰을 잇따라 열고 있다. 유통업체와 손잡고 특정 패션 브랜드를 단독으로 입점시키는 사례도 등장했다. 전문성을 강화해 높아진 소비자의 눈높이를 맞추기 위해서다.

인터파크는 최근 수입 주방브랜드 상품을 전문으로 취급하는 ‘프리미엄 주방전문몰’을 선보였다. 휘슬러 르크루제 헹켈 등 16개 브랜드 1000여개의 제품을 판매한다. 이곳에서는 인터파크가 직접 병행수입을 통해 들여온 제품만을 취급한다.

진명균 인터파크 쿡웨어사업부 팀장은 “인터파크가 직영으로 운영하는 전문몰”이라며 “백화점에서 판매하고 있는 동일 상품 대비 평균 20~30% 가격이 저렴하다”고 말했다. 신발전문몰 슈대즐(CJ몰), 동대문패션전문몰 트렌드H(H몰) 등도 온라인몰 업체가 직접 상품을 매입, 품질을 보증하는 게 특징이다.

유명 브랜드와 손잡고 단독 전문관을 여는 곳도 있다. 11번가는 최근 제일모직 패션관을 선보였다. 빈폴, 엠비오, 갤럭시 등 제일모직이 운영하는 14개 패션브랜드 4000여가지 상품을 판매한다. 옥션도 지난달 하이마트관을 열고 주방·생활가전 등 총 9가지 품목을 판매 중이다. G마켓은 지난해 오픈마켓 처음으로 롯데백화점관을 열기도 했다.

온라인 쇼핑몰의 이 같은 움직임은 고품질의 상품경쟁력이 장기적으로 이득이 될 것이라는 판단 때문에서다. 업계 관계자는 “현재 온라인 쇼핑몰 시장은 싼 가격을 통해 소비자를 유인할 수밖에 없는 게 현실”이라며 “전문성을 강화해 차별적인 상품을 내놔야 충성고객층이 두터워진다는 내부 판단이 있었다”고 말했다.

반응은 기대 이상이다. 가락시장의 과일, 채소, 수산물 등 신선식품을 다루는 전문몰인 인터파크 가락시장몰은 매달 평균 50% 신장률을 보이고 있다. 인터파크 관계자는 “전체 고객 가운데 1주일 안에 다시 주문하는 비율이 30%에 이른다”며 “고객들의 반응이 좋아 과일만 취급했던 것에서 채소 수산물 등으로 품목 수를 늘렸다”고 설명했다.

조미현 기자 mwise@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