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독일 정부 대변인과 익명의 정부관리들 코멘트 추가하고 기사 내용 보강>>
2차 구제금융 패키지 일괄 승인될 듯

독일, 이탈리아, 그리스 정상들이 오는 20일 브뤼셀에서 열릴 유로그룹(유로존 재무장관회의)에서 그리스 지원에 관한 합의가 이뤄질 것을 확신한다고 밝혔다.

이탈리아 총리실은 17일(현지시간) 낸 성명에서 "이날 오전 마리오 몬티 총리가 앙겔라 메르켈 독일 총리, 루카스 파파데모스 그리스 총리 등과 전화회의를 가졌다"면서 "세 총리가 유로그룹이 오는 20일 그리스에 관한 합의에 도달할 것으로 확신한다고 말했다"고 밝혔다.

마르틴 코트하우스 독일 정부 대변인은 이날 정례 브리핑에서 "우리가 월요일(20일)에는 견조한 기반을 가지고, 이 기반으로부터 재무장관들이 공동의 결정을 내릴 수 있을 것으로 생각한다"고 말했다.

앞서 익명을 요구한 독일 정부관리들은 20일 유로그룹에서 그리스가 조건을 충족하는 한 국채 교환과 더불어 그리스 2차 구제금융 패키지가 승인될 것 같다고 말했다고 블룸버그통신이 보도했다.

이들 관리는 지난 15일 열린 유로그룹 전화회의에서는 그리스의 디폴트(채무불이행)를 피하기 위해 우선 국채 교환 개시만 승인하고 나머지 구제금융 집행에 대한 결정은 연기하자는 방안이 제기됐다고 전했다.

전체 1천300억유로 구제금융 중 국채 교환의 인센티브로 할애된 300억유로의 집행을 잠정 승인하는 것이다.

그러나 독일 정부는 이 방안에 부정적인 입장이라고 독일 집권당 의원들이 전했다.

이에 따라 독일, 이탈리아 총리 등이 언급한 "그리스에 관한 합의"는 국채 교환과 더불어 1천300억유로의 구제금융 지원에 일괄 합의한다는 의미로 받아들여진다.

앞서 장 클로드 융커 유로그룹 의장은 지난 15일 전화회의를 마친 뒤 낸 성명에서 "오는 20일 회의에서 필요한 모든 결정을 내릴 수 있다고 확신한다"고 밝혔다.

이에 따라 유로존 정부들은 이번 주말 그리스의 긴축 이행에 대한 감독을 강화하는 방안, 구제금융 중 이자상환을 위한 특별 계정을 설치하자는 제안, 유럽중앙은행(ECB)의 역할을 포함한 그리스 정부부채 비율 축소 방안 등에 대한 논의를 마무리지으려 노력할 것으로 보인다.

한편 국채 교환과 관련, 국채 교환에 응하지 않는 채권단도 강제로 국채를 교환하도록 하는 집단행동조항(CACs)을 도입하는 법안이 오는 21일 의회에 제출될 것이라고 그리스 언론매체들이 보도했다.

그리스는 국채 교환을 오는 22일 시작해 내달 9일 마무리하는 일정을 정한 것으로 알려졌다.

그리스 국채 500억유로(액면가 기준)를 보유한 것으로 전해진 ECB는 오는 21일까지 보유 중인 국채를 모두 새로운 국채로 교환받는다고 블룸버그통신이 전했다.

교환된 국채는 기존 것과 같은 구조와 같은 만기이지만 CACs 예외라는 조건이 적용된다고 이 통신은 전했다.

일단 ECB의 그리스 국채 보유분은 70% 손실률이 적용된 국채 교환 대상에서 제외된다는 뜻이다.

다만 유로그룹이 그리스 정부부채 비율을 낮추기 위해 ECB가 참여할 수 있는 역할에 대해 논의를 벌이고 있다.

트로이카(유럽연합·유럽중앙은행·국제통화기금) 대표팀이 최근 그리스 채무상환능력을 재분석한 결과, 오는 2020년 국내총생산 대비 그리스 정부부채 비율이 129%로 목표인 120%를 웃도는 것으로 나왔다.

국제통화기금은 그리스의 채무상환능력이 지속 가능하려면 정부부채 비율이 120%는 돼야 한다고 주장해왔다.

이에 따라 당초 목표를 맞추려면 부족분을 메워야 하는데 이를 위해 ECB 역할 이외 구제금융의 금리를 낮추는 방안도 논의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부다페스트연합뉴스) 황정우 특파원 jungwoo@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