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V 속 부자' 없어…부자들의 '리얼 라이프' 스타일



100억대 부자, 강릉가서 오징어 사지않고…

“부자들은 충동적으로 소비하는 일이 없습니다.”
“부자들은 쉽게 선심을 쓰지 않습니다.”
“부자들은 저렇게까지 해야 할까 싶을 정도로 아끼는 경우가 많습니다.”

서울 강남구에 있는 PB(Private Banking)센터 3곳의 PB(Private Banker)들이 꼽은 부자의 공통점은 ‘자제력’이었다. 돈을 모으는 것도 쓰는 것도 철저하게 계획에 따라 한다는 것이다.

A증권사의 김철수(본인의 요청에 따라 가명 처리함) 부장은 “일반인이 강릉에 놀러 갔다가 오징어를 말리고 있는 것을 보면 가족·친지들에게 주려고 잔뜩 사겠지만 부자는 절대 쉽게 선심을 쓰지 않는다. 오랜만에 지인을 만나도 비싼 음식을 ‘마음껏 먹으라’고 하지 않고 딱 1인분만 먹고 끝낸다. 필요 이상 지출하지 않는 것이 몸에 밴 사람들”이라고 설명했다. 그에 따르면 부자들의 행동이나 생활 방식은 예상과 달리 절제되고 검소하다고 한다.

그 이유는 이미 부를 이룬 사람들은 금전적인 욕망이 없기 때문으로 해석된다. 일반인 같으면 ‘아반떼’를 사는 것이 적당한 대리가 ‘쏘나타’를 욕심내고 ‘쏘나타’가 적당한 부장이 그랜저를 욕심내게 마련이다. 그러나 자산 100억 원이 넘는 부자는 ‘가진 것에 비하면’ 검소하다. 김 부장은 “물론 그분들은 ‘벤츠’ 정도는 탄다. 그러나 그랜저를 타는 사람의 재산과 비교하면 마이바흐·롤스로이스 같은 것을 타야겠지만 그 정도의 욕심은 없다. 재산이 1000억 원이라면 990㎡(300평)대의 대저택에서 살 것 같지만 그런 고객은 보지 못했다. 기껏해야 165㎡(50평)대 정도에서 산다”고 덧붙였다.

신한은행 도곡PB점 김명신 팀장은 “부자들은 부자 티를 내고 다니지 않는다. 언뜻 봐서는 부자인지도 모른다. 정말 돈이 그렇게 많은 사람 맞나 싶을 정도다. 몇 백억 원대 부자라도 식사는 5000~6000원짜리를 먹는다. 근검절약이 몸에 배어 있다”며 “부자들을 보면 부자가 된 이유가 있다는 생각이 든다. 흔히 부자는 갑자기 큰돈을 번 것이라고 생각하기 쉽지만 사소한 것, 흘러나가는 돈을 소홀히 하지 않는 것에서 시작해야 부자가 되는 것 같다”고 설명했다.

천억 원 부자도 중형 아파트에 살아
미래에셋증권 WM강남파이낸스센터의 이보훈 부장은 “우리가 흔히 떠올리는 부자는 TV 드라마에서 보여주는 부유층일 것이다. 그러나 실제 부자들은 전혀 그렇지 않다. 골프·미술 전시·뮤지컬 관람 등 고상한 취미를 즐길 것 같지만 나훈아·남진을 더 좋아한다. 물론 다른 사람들과 어울리기 위해 미술 전시장도 찾겠지만 생활 자체는 일반인과 다르지 않다”고 말했다.

둘째, 부자들은 라이프스타일이 평범하지만 재테크에 있어서만큼은 결코 평범하지 않다. 일단 부지런하다. 새로운 정보를 얻고 배우는 데 게으르지 않다. 이보훈 부장은 “흔히 60, 70대 고객을 처음 보면 ‘저분이 과연 e메일이나 ‘카톡(카카오톡)’을 쓸까’ 싶은데, 대부분이 e메일과 스마트폰을 쓰고 있고 10명 중 3명 정도가 카톡을 사용한다.

아무래도 상품 설명이나 데일리 리포트를 보는 데는 e메일이 필요하고 ‘문자 메시지는 돈이 든다’는 이유로 카톡을 쓰기도 한다”고 전했다. 김명신 팀장은 “부자들은 정리를 잘한다. 메모하는 습관이 몸에 밴 고객은 자신의 생활 형태를 옷장 정리하듯 섹터별로 정리를 잘하더라”고 말했다. 이어 김 팀장은 “투자 정보를 얻기 위한 인적 네트워크에 굉장히 열심이다. 문화나 건강을 목적으로 하는 동아리 모임에 열심이다. 남보다 발 빠른 정보력이 민첩한 행동으로 이어지는 비결인 듯하다”고 덧붙였다.

셋째, 부자들은 맺고 끊는 것이 확실하다. 어중간한 것을 싫어한다. 김명신 팀장은 “부자들은 시간 약속이 정확하다. 대신 상대방에게도 정확한 것을 요구한다. 이게 결국은 ‘신뢰’와 연결된다”고 설명했다. 이보훈 부장은 “부자들은 대체로 결단력이 강하다. 결정을 하기 전까지는 굉장히 꼼꼼하게 따지지만 자신이 이해하고 결론을 내린 부분에 대해서는 ‘살까 말까’ 망설이는 시간이 거의 없이 바로 실행에 옮긴다. PB가 추천하는 상품이라도 자신이 100% 이해하지 못하는 상태에서는 투자하지 않는다. 그러나 자신이 스스로 판단한 투자에 대해서는 어떤 경우라도 PB에게 따지지 않는다. 자신의 결정에 따른 책임은 자신이 진다. 실패한 원인이 무엇인지 물어보기는 하지만 결과에 대해서는 ‘쿨’하다”고 말했다.

넷째, 부자들은 찬스에 강하다. 김철수 부장은 “주변에 아는 부자들 중에는 대기업에 다니다 창업해 성공한 사례가 많다. 그런 사람들은 현재 기득권 또는 보장된 미래를 버리는 과감한 선택을 한 것이다. 안락한 삶에 만족하면 중산층에 그칠 뿐 부자는 되지 못 하는 것 같다. NHN(‘네이버’ 사업자)의 창업자는 삼성SDS를 그만뒀고, 또 카카오(‘카카오톡’ 사업자) 창업자는 NHN을 박차고 나와 창업한 것 아닌가”라고 말했다.

이보훈 부장은 “김정일 국방위원장이 사망한 날 일시적으로 주가가 폭락하면서 고객들의 문의가 많았다. ‘호재냐, 악재냐’를 물어봤는데 호재라고 하자 상당히 큰 금액(억 원 단위)을 과감하게 투자하는 고객이 많았다. 평상시 신중하다가 찬스에 강한 것이 부자인 것 같다”고 당시 상황을 전했다. 김명신 팀장은 “막연하게 부자가 되고 싶다는 것만으로는 부자가 될 수 없고 절제력과 실행력을 갖추니까 부자가 되는 것”이라고 말했다.

70대라도 e메일·스마트폰 적극 활용해
다섯째, 부자들일수록 리스크 관리가 철저하다. 부자들은 절대 과도한 수익률을 욕심내지 않는다는 것이 PB들의 공통된 의견이다. 이는 앞서 얘기한 것처럼 부자들은 이미 부를 이뤘기 때문에 부자가 되려는 조급함이 덜한 것이 이유다. 김명신 팀장은 “재테크에서 가장 중요한 것은 리스크 관리인 것 같다. 그런데 이게 결코 쉽지 않다. 부자도 욕심은 부리지만 투자 수익에 대한 눈높이는 낮게 잡는다. 이것도 사실 엄청난 자제력”이라고 말했다.

김철수 부장도 “부자일수록 자산을 늘리기보다 지키는 데 관심이 많다. 금융자산 100억 원대 부자는 부에 대한 큰 욕심이 없는데, 20억~30억 원을 가진 부자는 부족함을 느끼는 것 같다. 20억~30억 원대 부자는 공격적인 투자 성향을 보이는 반면 100억 원대 부자는 보수적인 투자 성향을 보인다”고 밝혔다.
또 부자는 일시적으로 손해보더라도 조급하지 않다. 김 부장은 “부자들은 여유 자금으로 투자하기 때문에 조금 손해를 본다고 해서 투자 자산을 팔아 치우거나 하지 않는다. 시장 상황을 감내할 마음가짐이 되어 있다”고 전했다.

자산을 ‘몰빵’하지 않는 것은 물론이다. 이보훈 부장은 “PB 고객이라고 하더라도 한곳만 이용하는 것이 아니고 요즘은 은행과 증권사를 다 이용하고, 또 은행·증권사도 한곳만 이용하지 않고 은행 두 곳, 증권사 두 곳처럼 항상 짝수로 이용하는 성향을 보인다. PB센터에서 들은 정보를 스스로 납득할 수 있도록 다른 곳에서 교차 확인하는 것 같다”고 전했다. 다만 자산 규모가 작은 일반인은 금융거래를 한곳으로 모으는 것이 좋다. 수시입출금통장·월급통장·카드결제통장을 한곳에 모아야 수수료 감면·우대금리(예금 및 대출) 등의 혜택을 받을 수 있기 때문이다.

우종국 기자 xyz@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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