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승유 하나금융 회장 후임에 김정태·윤용로 유력
“최장 10년간 하나금융을 경영하려면 60대 초반을 넘어서는 안 된다.”(조정남 하나금융 사외이사·전 SK텔레콤 부회장)

“금융그룹 회장이 꼭 금융회사 출신일 필요가 있겠나.”(김각영 하나금융 이사회 의장·전 검찰총장)

김승유 하나금융지주 회장이 사의를 표명하자 하나금융 경영발전보상위원회 위원들이 바빠졌다. 경영 공백을 막기 위해 후임자를 확정하는 게 시급하다는 판단에서다. 경발위는 이사회 내 소위원회로, 회장후보추천위원회 성격을 갖고 있다. 김 회장과 김 전 총장, 이구택 포스코 상임고문, 조 전 SK텔레콤 부회장, 허노중 전 한국증권전산 사장 등 5명으로 구성돼 있다.

김 회장을 제외한 경발위 위원들은 수차례 논의한 끝에 하나금융 안팎의 유력 인사 8~9명을 회장 후보로 올려 놓고, 사전 검증 절차에 들어갔다. 우선 사내 후보로는 김정태 하나은행장(60)과 윤용로 하나금융 부회장(57)이 물망에 오른다. 하나금융 사정을 누구보다 잘 알고 있다는 게 강점이다. 다른 금융회사 출신으로 하영구 씨티은행장(59)도 가능성 있는 인사다.

외부에서는 민상기 서울대 경영학과 교수(64)와 윤계섭 서울대 경영학과 명예교수(67)가 거론되고 있다. 민 교수는 작년까지 공적자금관리위원회 민간위원장을 맡아 우리금융지주 민영화 작업에 관여했다. 한국금융학회장을 맡고 있는 윤 명예교수는 2010년 말부터 신한금융 사외이사로 활동하고 있다.

관료 출신 가운데선 진동수 전 금융위원장(63)과 유지창 유진투자증권 회장(전 은행연합회장·63), 진영욱 한국정책금융공사 사장(61), 윤진식 국회의원(전 청와대 정책실장·66)이 자천타천으로 이름이 오르내리고 있다.

조정남 사외이사는 “하나금융 회장에 대한 평가 기준이 25개에 달할 정도여서 선임 작업이 만만치 않다”며 “관직에 종사한 사람은 물론 금융권 사외이사 출신도 폭넓게 찾아보겠다”고 말했다.

경발위는 하나금융 회장 후보군을 이달 내 확정한 뒤 개별 면접에 착수할 계획이다. 회추위원장을 병행하고 있는 김 전 총장이 각 후보자를 대상으로 2~3일간 집중 면담하는 방식이다.

김각영 의장은 “회장 후보의 경영철학과 비전을 집중 살펴보겠다”면서 “김 회장에게 사의 철회를 계속 설득할 것”이라고 말했다.

조재길/안대규 기자 road@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