융커 유로그룹 의장 "많이 할인해 매입했기 때문"

장-클로드 융커 유로존 재무장관회의(유로그룹) 의장은 27일(현지시간) 유럽중앙은행(ECB)이 그리스 국채를 일부 탕감해준다 해도 전혀 손해를 보지 않을 것이라고 밝혔다고 룩셈부르크 RTL방송이 보도했다.

룩셈부르크 총리를 겸하는 융커 의장은 이날 룩셈부르크 의회에서 행한 연설을 통해 ECB가 당초 그리스 국채를 많이 할인된 가격에 매입했기 때문이라며 이같이 말했다.

융커 의장의 발언은 ECB도 민간 은행들처럼 그리스 국채 일부를 탕감해줘야 한다는 주장을 둘러싸고 논란이 이는 가운데 나온 것이어서 주목된다.

융커 의장은 "ECB는 그리스 국채를 액면가에 비해 상당히 할인된 가격에 매입했다.

따라서 만약 ECB가 그리스 채무 구조조정에 참여하더라도 큰 손해를 입히지 않을 것이다.

..실질적으로는 결국 아무 손해도 보지 않을 것"이라고 주장했다.

국제통화기금(IMF)의 크리스틴 라가르드 총재는 지난 25일 그리스 채무 협상이 조속히 타결될 수 있도록 공공 채권단(ECB와 유로존 국가 중앙은행들을 의미)도 민간 은행처럼 손실을 감수할 필요가 있다고 압박했다.

그리스 민간 채권단의 손실율은 지난해 10월 EU 정상회담에서 국채 액면가의 50%로 합의됐으나 그사이에 상황이 악화돼 손실율을 더 높이는 문제를 놓고 협상이 진행되고 있다.

IMF와 유럽연합(EU) 등은 그리스 채무 규모를 2020년까지 국내총생산(GDP)의 120%로 줄여 이자를 감당할 수 있는 `지속가능한 경제'를 만들어놓아야 한다면서 민간 채권단에 탕감액 증액을 요구하고 있다.

이와 함께 ECB도 채무 탕감에 동참해야 한다는 요구가 나오고 있다.

그러나 ECB는 "우리는 민간은행과 달리 구제 차원에서 사들였기 때문에 민간 채권단처럼 손실을 감수할 수 없다"는 입장을 밝혔으며 독일 등도 ECB의 탕감 참여에 반대하고 있다.

(브뤼셀연합뉴스) 최병국 특파원 choibg@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