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는 꾼이다
정우현 지음 / 위즈덤하우스 / 276쪽 / 1만3000원
사훈은 "신발을 정리하자"…20년 만에 日 원조까지 접수
정우현 지음 / 위즈덤하우스 / 276쪽 / 1만3000원
사훈은 "신발을 정리하자"…20년 만에 日 원조까지 접수
![[책마을] 동대문 장사꾼이 어떻게 'Mr. 피자'에 빠졌나](https://img.hankyung.com/photo/201201/2012012759551_2012021621571.jpg)
정 회장은 미스터피자 호의 키를 잡고 있는 선장이다. 미스터피자는 국내 피자업계 1등 기업. 전국 400여개 매장과 중국, 미국, 베트남 등 해외 27개 매장을 운영한다. 이탈리안 홈메이드 뷔페 레스토랑 제시카키친과 수제머핀 커피전문점 마노핀이 패밀리 브랜드다. 그는 어떤 사람일까. 어떻게 미스터피자를 한국 1등 피자 브랜드로 키웠을까.
정 회장이 《나는 꾼이다》(위즈덤하우스)를 통해 자기 얘기를 했다. 미스터피자 창업과 세계화까지 남다른 성공 스토리가 흥미진진하다. 그가 세상을 읽고 사람을 대하며, 결정하고 추진했던 순간들은 인생과 경영의 모범으로 새길 만하다.
![[책마을] 동대문 장사꾼이 어떻게 'Mr. 피자'에 빠졌나](https://img.hankyung.com/photo/201201/2012012759551_2012021621561.jpg)
그걸로 됐다. 한국에서는 한국 미스터피자 상표로 등록한다는 내용을 골자로 한 합의도 이끌어냈다. 1년 뒤인 1990년 9월12일 원래 목욕탕으로 설계된 건물의 구조를 변경해가며 이대 1호점을 열었다. ‘300% 원칙’에 충실했다. 100% 수타피자, 100% 홈메이드 피자, 100% 석쇠구이 피자임을 내세우며 군웅할거의 피자시장을 정면 돌파했다. 1996년 미스터피자재팬으로부터 판권을 사들여 일본을 제외한 전 세계에 상표등록을 했다. 1999년 대학로에 100호점을 냈고, 2008년 서귀포에 350호점을 내면서 매장수 1위가 됐다. 이듬해 매출에서도 업계 1위로 올라섰다. 마침내 2010년 9월, 1호점을 낸 지 20년 만에 일본 상표권까지 얻으며 원조를 삼켜버렸다.
정 회장은 미스터피자의 이런 성공의 원동력으로 동대문시장 경험을 꼽는다. 그는 사람을 중시했다. 천일상사를 맡고 점원들을 ‘주인’으로 대우했다. ‘퇴직금 지급 점포’란 휘호를 써서 매장 한가운데에 걸었다. 점원에게는 월급이란 게 없었던 당시 동대문시장이 다 뒤집힐 일이었다. 자기 점원들을 믿지 못해 화장실도 맘대로 가지 못하던 때였다. 그는 “조건 없이 내가 믿겠다고 선언하니 세상이 비로소 나를 향해 움직이기 시작했다”고 회고한다. 거래처와의 관계도 ‘믿음’으로 다졌다. 돈은 받아야 할 사람이 말을 하기 전에 내줬고, 아예 알아서 가져가라며 돈통을 내주기도 했다. “작은 장사꾼은 돈을 벌지만 큰 장사꾼은 길을 튼다”는 가르침의 실천이었다.
경영과 사람에 대한 정 회장의 이런 시선은 미스터피자 사훈에서도 드러난다. 엄계 1위가 된 뒤 사내공모로 지은 사훈 ‘신발을 정리하자’는 “진심에서 우러나오는 서비스를 하겠다는 창업정신과 일맥상통하는 내용”이다. 2009년 말 채택한 매장 인삿말 ‘온 에어(On Air)’, 즉 ‘생방송 정신’도 같은 맥락이다.
정 회장은 “한계는 더 높은 차원으로 오르기 위한 계단”이라며 “그 한계를 넘어서는 순간 상상이 현실로 이루어진다”고 말한다. “성공한 사람은 시작할 때부터 성공 그 자체를 생각하고 긍정의 씨앗을 움틔운다”며 “스스로를 긍정적으로 만들고, 내면을 지속적으로 단련시켜 스스로를 돕는 사람이 돼야 한다”고 조언한다.
김재일 기자 kjil@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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