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농업 혁명'을 위한 지원 강조

마이크로소프트(MS)의 창업주이자 자선사업가인 빌 게이츠는 '해외 원조(Foreign Aid)'의 실효성이나 자금유용 등에 대한 비판여론에도 불구하고 지구촌 최빈국의 농업개혁에는 해외 원조가 해답이라고 27일(현지시간) 주장했다.

빌&멀린다 재단의 공동 회장을 맡고 있는 게이츠는 이날 인터내셔널 헤럴드 트리뷴(IHT) 기고문에서 '아프리카의 뿔' 지역에 대한 긴급원조가 늦어 수 천명의 목숨과 수백만 달러의 자금이 낭비됐다는 '옥스팜'과 '세이브 더 칠드런' 등 구호단체의 보고서가 나온 이후 해외 원조의 실효성에 의문을 제기하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면서 이같이 지적했다.

앞서 게이츠는 올해 연례 서한을 통해 자신이 운영하는 자선재단의 다음 목표로 '농업 혁명'을 제시한 바 있다.

게이츠는 기고에서 여론 조사 결과 많은 사람이 이런 원조가 부패한 지도자의 수중에 흘러들어 가거나 효과 없는 프로그램으로 낭비되고 있다고 믿고 있으며, 애초 의도된 수혜자에게 제대로 지급된 경우에도 효과가 없다는 주장이 나오고 있다고 밝혔다.

그러나 그는 이런 주장에도 과거 50년간 연간 어린이 사망자 수가 2천만명에서 800만명 이하로 줄었고 극도의 빈곤상태에서 생활하는 사람들의 비율도 절반 이상 줄었다고 지적했다.

이런 대규모 개선 효과의 상당 부분이 백신 구매와 농업 생산성 향상을 위한 원조 프로그램의 덕분이라는 것이다.

게이츠는 이어 가까운 장래에 에이즈(후천성면역결핍증) 환자 1명당 연간 약값이 300달러 선까지 떨어질 것이라고 확신한다면서 이것이 바로 원조 예산을 논의할 때 고려해야 할 '비정하지만 현실적인' 방법이라고 강조했다.

그는 아프리카 사하라 남부 및 남아시아 지역에서는 기후변화와 저산출 종자 때문에 작황이 부진한 상황이고 특히 전 세계적으로 10억명 이상이 충분한 식량을 얻지 못하고 있다면서 이에 대한 가장 강력한 해결책은 농업부문 연구개발(R&D)을 통해 산출량을 늘리는 것이라고 지적했다.

게이츠는 빈국들이 국내 농업 부문에 대한 투자를 계속 늘려가고 있지만 R&D 재원이 부족한 상황이므로 지금 당장으로서는 원조가 이 문제를 풀 수 있는 '열쇠'라고 덧붙였다.

(서울=연합뉴스) hoonkim@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