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역협회가 오는 22일 신임 회장 선출을 앞두고 전국무역인연합(전무련)이라는 단체 때문에 속앓이를 하고 있다.

사공일 한국무역협회 회장(72)은 지난 7일 퇴임 의사를 밝혔다. 협회 주변에서 관출신 인사에 대한 논란이 불거진 게 영향을 미친 것으로 알려졌다.

‘낙하산 논란’에 본격적으로 불을 지핀 단체가 바로 전무련이다. 전무련은 “정권의 눈치나 보는 퇴직 관료 낙하산 회장은 무역업계의 목소리를 대변할 수 없다”며 무역업계 인사가 무협의 차기회장이 돼야 한다는 논리를 펴고 있다. 지난 5일 이후 이미 5차례나 관련 성명서를 발표했다.

전무련은 지난 12일 성명서를 통해 차기 회장에 거론되고 있는 이윤호·최중경 전 지식경제부 장관에 대해서도 맹공을 퍼부었다.

최 전 장관에 대해 “사상 초유의 정전사태 책임을 지고 불명예스럽게 옷을 벗은 공무원인데다, 30여년 공무원 생활을 재정경제부에서만 근무한 재무금융 전문가”라며 “피말리는 통상 현장에 대한 실무지식이 없는 인사가 무역협회 차기 회장으로 거론되는지 이해할 수 없다”고 주장했다.

이 전 장관에 대해서는 “장관에 발탁되기까지 공무원 재직기간이 매우 짧고 지경부에서 뼈대가 굵지도 않았다”며 “MB 정권의 낙하산 인사 바람을 타고 지경부 장관 자리를 잠시 스쳐간 데 불과한 인물”이라고 했다.

무역협회는 지난 10일 회장단 회의에서 후임 회장에 대한 논의 없이 회의를 끝냈다. 협회 회장이 바뀔 땐 통상 총회 2주전 열리는 회의에서 후보가 결정돼 왔지만 이번주 추가로 회의를 열기로 했다. 후임 회장을 둘러싼 이 같은 논란 때문에 고민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전무련은 지난달 인터넷 카페를 통해 조직된 무역인들의 온라인 친목 모임으로 현재 회원수는 약 740명이다. 김영일 효원물산 대표와 곽재영 해주자원개발 상임고문 등이 카페를 이끌고 있으며, 일반인도 누구나 자유롭게 가입할 수 있다. 참여 기업인 중에는 무역협회 회원사는 거의 없다는 게 협회 관계자의 설명이다.

무역업계 관계자는 “해주자원개발은 2009년 3월 폐업했고 효원물산 역시 최근 수출입 활동이 거의 없는 것으로 알고 있다”며 “인터넷을 통해 구성된 소수의 친목모임이 과연 전체 중소무역업계의 의견을 대변하는 것으로 봐야 하는지 의문”이라고 말했다.

이유정 기자 yjlee@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