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장지배력·미래 성장동력 강화, 사회적 책임 의지

삼성그룹이 지난해에 이어 올해도 사상 최대의 투자와 고용으로 '공격경영'의 기치를 치켜들었다.

글로벌 경기 침체 우려 속에서도 공격적인 투자와 고용을 통해 시장지배력을 강화하고 미래 성장동력을 확충하겠다는 의지로 보인다.

이건희 회장은 최근 신년하례식에 앞서 기자들과 만난 자리에서 "투자도 더 적극적으로 하고 일자리도 많이 만들겠다"며 올해 공격 경영을 예고한 바 있다.

삼성이 17일 발표한 총투자계획을 분야별로 보면 시설투자 31조원, 연구개발(R&D) 투자 13조6천억원, 자본투자 3조2천억원 등 47조8천억이다.

이는 30대 그룹 전체가 올해 투자를 계획한 151조 가운데 31.6%를 차지한다.

시설투자는 지난해에 비해 11%, R&D투자는 13%, 자본투자는 10% 늘렸다.

그러나 삼성은 예년과는 달리 올해 시설투자에 대한 세부계획을 내놓지 않았다.

시설 투자 가운데에는 삼성의 대표적 '캐시카우(현금창출원)'인 반도체에 가장 많은 투자가 이뤄질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작년에 10조 이상 투자했던 이 분야에 올해도 대규모로 투자해 메모리 분야뿐만 아니라 비메모리 분야에서도 경쟁력과 시장지배력을 강화할 것으로 관측된다.

아울러 삼성의 또 다른 캐시카우이자 성장업종인 LCD와 유기발광다이오드(OLED)에도 지난해에 이어 대규모 투자가 이뤄질 전망이다.

2010년 LCD와 OLED에 대한 지난해 투자액은 각각 4조원과 1조4천억원에서 2011년에는 각각 5조4천억원으로 대폭 늘린 바 있다.

특히 삼성이 태블릿PC와 스마트폰, 스마트 TV 등 차세대 전략제품에 쓰일 미래형 디스플레이로 키우기 위해 OLED에 대한 지속적인 투자 확대가 이뤄질 것으로 예상된다.

이와 함께 3조2천억원에 달하는 자본투자 계획도 주목되는 부분이다.

지난해에 비해 10% 증가한 자본투자 계획에는 차세대 성장동력 확보를 위해 인수합병(M&A)에 적극 나서겠다는 의지가 담겨 있다는 분석이다.

삼성은 대규모 투자와 함께 올해 채용규모를 지난해보다 4% 늘린 2만6천 명으로 잡았다.

이는 청년실업과 일자리 창출 등의 문제를 해결하는데 대한민국을 대표하는 기업으로서 사회적 책임을 다하겠다는 메시지다.

이 회장은 신년사에서 "삼성은 국민 경제를 발전시키고 지속적인 성장의 토대를 마련하는 것이 주어진 책임이자 의무"라며 "젊은 사람들이 희망을 갖도록 취업 자리도 많이 만들도록 하겠다"고 밝히기도 했다.

삼성 측은 "또 세계경제의 어려움과 불확실성이 커지고 있지만 실업문제 해소와 국가경제 발전에 보탬이 되고자 사상 최대 규모 인원을 채용하기로 했다"고 설명했다.

(서울연합뉴스) 김태종 기자 taejong75@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