설 차례상에 과일 안올릴 수도 없고…
설(23일)이 10여일 앞으로 다가온 가운데 차례상을 준비해야 하는 주부들의 마음이 무겁다. 작년 설 때보다 비싸진 제수용품이 많아서다. 소고기 배추 무 등 농축산물 가격은 떨어졌지만 밤이 63.6% 오르는 등 과일 값이 크게 뛰었다. 간장 소금 식용유 등 가공식품도 1년 전보다 많이 올랐다.

◆과일·가공식품 값 급등

설 차례상에 과일 안올릴 수도 없고…
한국경제신문이 한국소비자원 농수산물유통공사 서울시농수산물공사 등을 통해 작년 설 2주 전과 최근 시세를 비교한 결과, 가장 많이 오른 품목은 밤인 것으로 조사됐다.

밤 상품(上品·40㎏)의 10일 평균 경락가격은 18만원으로, 한 해 전보다 63.6% 급등했다. 대추(상품·14㎏)도 33.3% 상승한 14만원에 거래됐다. 이동수 서울시농수산물공사 농산물류팀 과장은 “지난해 7~8월에 집중호우가 이어지면서 전반적으로 생육이 좋지 않아 출하량이 급감했다”고 설명했다.

감을 제외하고는 사과와 배 등 차례상에 오르는 과일 값도 올랐다. 부사 사과(상품·10개)의 전국 평균 소매가격은 3만96원으로, 지난해 설 때보다 4.1% 상승했다. 신고 배(상품·10개)는 1.7% 오른 3만609원에 판매됐다. 단감(상품·10개)은 9264원에 거래돼 13.2% 하락했다.

간장 소금 식용유 두부 등 제사음식 준비에 쓰이는 조미료 및 가공식품 가격도 크게 상승했다. 소금(CJ 백설꽃소금 1㎏)의 전국 평균 소매가격은 1164원으로, 1년 전보다 56.0% 급등했다. 식용유(해표 맑고신선한해표식용유 900㎖)는 4131원으로, 43.1% 상승했고 간장(샘표 진간장 930㎖)도 25% 오른 3334원에 판매되고 있다. 두부(종가집 고소한국산콩두부 380g)와 소면(샘표소면 1.1㎏) 가격은 각각 11.4%와 10.7% 올랐다.

◆소고기·채소 가격은 하락

쌀 이외에 소고기 배추 무 등 농축산물의 가격은 떨어졌다. 소고기(한우 등심 1등급 100g) 전국 평균 소매가는 5805원으로, 작년 이맘때보다 21.7% 하락했다. 배추(상품·1포기)는 70.3% 급락한 1350원에 판매되고 있다. 무(상품·1개)는 18.2% 떨어졌고 시금치(상품·1㎏)도 3.4% 싸졌다. 일반 쌀(상품·20㎏)은 4만3933원으로 6.17% 올랐지만 식혜 등에 쓰이는 찹쌀(상품·1㎏)은 16.6% 떨어진 4367원에 판매 중이다.

어획량이 늘어난 참조기(상품·10㎏)의 평균 경락가격은 4만5000원으로, 32.3% 떨어졌다. 어전에 주로 쓰이는 명태(상품·피포 10마리)는 61.1% 급등한 2만1750원에 거래됐다.

한편 롯데마트는 대형마트에서 설 명절 차례상을 준비하는 데 필요한 주요 제수용품 28개 품목의 구입 비용이 작년보다 5.3% 늘어난 20만1580원(4인 기준)이 될 것으로 전망했다.

조미현 기자 mwise@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