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희토류를 쓰지 않는 전기자동차 시대가 왔다.”

미쓰비시전기 등 일본 업체들이 희토류를 사용하지 않고도 전기자동차의 모터를 만들 수 있는 기술을 개발, 조만간 양산체제에 들어갈 전망이라고 니혼게이자이신문이 1일 보도했다. 희토류는 친환경 자동차의 전기모터용 자석과 휴대폰, 디지털 카메라 등에 사용되는 희귀금속의 일종이다. 최대 생산국은 중국이다. 희토류 매장량은 전 세계의 30% 정도이지만 저가수출 정책으로 세계시장의 90% 이상을 중국이 공급하고 있다.

‘탈(脫) 희토류’에 가장 근접한 회사는 미쓰비시전기. 최근 일본의 에너지·산업기술종합개발기구(NEDO)와 공동으로 전자석(電磁石)의 원리를 응용, 희토류를 사용하지 않고도 자동차 탑재용 모터를 만들 수 있는 기술을 개발했다. 산화철 등의 주변에 코일을 감아 전기를 흘려 강력한 자력을 발생시킨 뒤 이를 자동차의 동력으로 변환하는 시스템이다. 아직 에너지 효율은 희토류를 사용한 제품에 비해 떨어지지만 몇 년 안에 기존 제품의 성능을 넘어선다는 목표다.

전자부품 업체인 TDK도 희토류의 일종인 디스프로슘을 사용하지 않는 영구자석을 개발했다. 2014년 이후 자동차용 모터에 장착, 상용화할 계획이다.

도시바는 디스프로슘 대신 호주와 미국에 풍부하게 매장된 사마륨을 활용한 자석 개발을 추진하고 있다. 중국의 희토류 수출정책에 관계없이 전기자동차용 모터를 안정적으로 생산하겠다는 전략이다.

니혼게이자이는 “작년 여름엔 중국 정부가 수출을 억제하는 바람에 희토류 가격이 전년 대비 10배 가까이 뛰기도 했다”며 “과도한 중국 의존도를 낮추기 위해 일본 기업들이 대체기술 개발을 서두르고 있다”고 전했다.

도쿄=안재석 특파원 yagoo@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