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계, 인사시즌 …'퇴직 임원' 어떤 대우 받나
재계 인사시즌이 돌아왔다. 삼성과 LG 등 주요 그룹마다 사장단·임원 인사를 속속 실시하고 있다. 최고경영자(CEO)와 임원으로 승진하는 사람이 있으면 회사를 그만두는 사람도 있는 법.

매년 300~500명가량의 임원(부사장급 이하)을 승진시키는 삼성그룹에선 승진자와 비슷한 수의 임원들이 옷을 벗는다. 그렇기에 연말 인사시즌은 언제나 희비가 극명하게 교차한다.

퇴직하는 CEO와 임원들이 곧바로 집에 가는 건 아니다. 그룹마다 편차는 있지만 퇴직임원에 대해 일정 급여와 차량, 사무실 등을 제공한다.

삼성은 세 가지 퇴직예우 규정을 두고 있다. 사장급 퇴직자는 3년 임기의 상담역으로 위촉한다. 3년 뒤에는 재계약을 맺을 수도 있어 최장 6년간 예우를 받을 수 있다. 현직 때와 똑같은 등급의 차량을 지원하고 비서와 사무실도 별도로 제공한다. 급여도 현직 때의 80~90% 정도를 주는 것으로 알려졌다.

상무부터 부사장급 퇴직자에겐 2년 임기의 자문역을 맡긴다. 사무실은 주지만 차량은 제공하지 않는다. 급여는 현직 때의 70~80%를 주는 것으로 알려졌다.

‘상임고문’도 있다. 회사에 기여한 공로가 큰 사장급 이상 퇴직자에게 주는 직함이다. 2008년 삼성전자 CEO에서 물러난 윤종용 전 부회장은 3년간 상임고문을 맡았다가 올해 6월 비상근 고문으로 물러났다. 이윤우 삼성전자 부회장도 올해 인사에서 상임고문으로 물러났다.

현대자동차그룹은 전무 이상 퇴직임원을 1~2년간 자문역이나 상임고문으로 위촉한다. 이들에겐 현직 때 연봉의 50%를 준다. 상임고문에겐 차량과 비서도 지원한다. 상무 이하 퇴직임원에겐 퇴직금과 일정 기간에 걸쳐 위로금을 지급한다.

현대차 계열사인 현대모비스는 사장급 이상 퇴직자에 대해 2년간 비상근 고문으로 일할 기회를 제공한다. 중역 이상 퇴직임원에겐 3년간 자녀 학자금과 건강검진을 받을 기회도 준다.
LG그룹은 사장급 이상 퇴직자에 대해 최대 2년간 고문, 이후 최대 2년간 자문역으로 예우해준다. 고문에겐 사무실과 차량, 운전기사를 지원해주고 자문역에게는 일정액의 급여만 준다. 부사장급 이하 퇴직임원도 최대 2년간 자문역으로 위촉한다. LS그룹도 LG와 비슷한 예우규정을 두고 있다.

SK그룹은 상무급의 경우 1년간 비상근 고문, 전무와 부사장급은 2년간 비상근 고문으로 대우해준다. 사장급 이상은 3년간 고문(최초 1년은 상근)으로 일할 기회를 준다. 전무와 부사장급 퇴직자에게는 운전기사가 없는 차량을 지원해주고 사장급 이상에 대해선 퇴직 후 1년간 운전기사가 딸린 차량을 준다. 퇴직자 급여는 현직 때의 80% 정도를 지원한다.

포스코는 사장급 이상 퇴직자에 한해 1~2년간 상임고문이나 비상근고문으로 예우한다. 회사 기여도에 따라 현직 때 연봉의 50~70%를 지급한다. 단 부사장급 이하 임원에 대해선 별도 지원을 하지 않는다.

이 밖에 두산그룹은 임원 직급에 따라 최대 3년간 현직 때 연봉의 70~80%를 주고 코오롱은 직급에 따라 상근고문과 비상근고문으로 나눠 현직 때 연봉의 40~100%를 준다.

대한항공은 항공사란 특성에 맞게 10년 이상 근무하고 퇴직한 사장급을 포함한 임원에게 항공권을 준다. 본인은 물론 배우자와 35세 미만 자녀도 지원한다.

이태명/장창민/전예진/김동욱 기자 chihiro@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