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아차, 스포츠 마케팅 강조..정의선 현대차 부회장 참석

104년의 역사를 자랑하는 LA 오토쇼가 16일(현지시간) 미국 로스앤젤레스 LA 컨벤션 센터에서 언론을 대상으로 한 사전 공개 행사를 시작으로 막을 올렸다.

1907년 시작된 LA 오토쇼는 해마다 11월에 열려 이듬해 북미 자동차 시장의 흐름을 미리 짚어볼 기회가 되고 있다.

이번 LA 오토쇼에는 '소형·고효율·디자인'을 중시하는 차종이 많이 소개됐다.

새로 모습을 드러낸 43개 차종 가운데 20개 차종은 휘발유 1갤런(3.8ℓ)으로 40마일(64.3km)을 달릴 수 있는 고연비 차량이었다.

또 하이브리드 구동 방식과 작년부터 본격화된 100% 전기 자동차도 이날 행사에서 부쩍 눈에 띄었다.

세계 각국이 자동차 관련 정책이 갈수록 친환경 위주로 바뀌고 있는데다 글로벌 경제 위기 이후 소비자들도 연비가 뛰어난 자동차를 선호하는 추세를 반영한 것이다.

천연가스를 연료로 쓰는 혼다 시빅, 폴크스바겐 파사트 TDI, 미쓰비시 i, 도요타 프리우스 V, 포드 포커스 일렉트릭 등은 친환경과 고효율 부문에서 두드러진 성능을 뽐냈다.

소형 스포츠유틸리티차량(SUV) 부문에서도 혼다 CR-V. 포드 이스케이프, 마쓰다 CX-5 등은 연비를 크게 향상한 4기통 엔진을 장착한 신차들이 선을 보였다.

특히 이들 고연비·친환경 자동차는 앙증맞은 디자인과 효율적인 공간 배치로 소형 자동차의 한계를 뛰어넘는 판매 전략을 내세웠다.

쏘나타 하이브리드, 엘란트라(한국 판매명 아반떼), 벨로스터, 엑센트 등 갤런당 40마일 이상 고연비 차종 4개를 이미 갖춘 현대차는 준대형 세단 아제라(한국명 그랜저)를 북미 시장에 내놓았다.

한국에서 쏘나타를 제치고 판매 1위에 오른 신형 그랜저에 3.3 람다 엔진을 장착한 아제라는 에쿠스, 제네시스와 함께 고급 승용차 시장을 본격적으로 공략할 신병기이다.

지난 9월 프랑크푸르트 모터쇼에서 처음 공개된 Kia GT 콘셉트카를 북미에서도 선보인 기아차는 스포츠마케팅에 방점을 찍었다.

이날 기아차 전시관에는 미국프로농구(NBA) 2010-2011 시즌 신인왕에 오른 블레이크 그리핀(LA 클리퍼스)이 직접 기아차 옵티마를 몰고 나타나는 깜짝쇼를 펼쳤다.

그리핀은 지난 6월부터 기아차 홍보 대사를 맡고 있다.

기아차는 이와 함께 자동차 경주대회 챔피언십 시리즈에 참가하는 K5 하이브리드 레이스카와 골프 선수 위성미(미국 이름 미셸 위)가 광고 모델로 나오는 소울 내부에 인조 잔디를 깐 개조차를 전시해 눈길을 끌었다.

현대차와 기아차 전시장에 차례로 들른 정의선 현대차 부회장은 외신 기자들이 미국 공장 증설 여부를 묻자 "앞으로 생각해보겠지만 당장은 아니다"라고 답했다.

(로스앤젤레스연합뉴스) 권 훈 특파원 khoon@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