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탈리아 국채 금리가 9일(현지시간) 장중 연 7%를 돌파했다. 그리스 아일랜드 등이 지난해 국채 금리가 연 7%를 넘자 구제금융을 신청했기 때문에 이 수치는 '디폴트(채무불이행) 저항선'으로 여겨진다. 유럽중앙은행(ECB)은 이날 이탈리아 국채를 긴급 매입하며 위기 진화에 나섰다.

로이터통신에 따르면 이날 글로벌 금융시장에서 10년물 이탈리아 국채금리는 장중 연 7.4%까지 올라갔다 ECB의 개입으로 연 7.2%대로 떨어졌다. 그럼에도 전날 금리(연 6.77%)보다 0.5%포인트가량 상승했다. 실비오 베를루스코니 이탈리아 총리가 8일 사임 의사를 밝혔지만 향후 정국 불확실성과 리더십 공백 때문에 투자자들이 투매에 나선 것으로 풀이된다.

가리 리바스 재니몽고메리스콧 수석이코노미스트는 "시장은 7%라는 수치를 중요한 기준점으로 받아들이고 있다"고 말했다.

월스트리트저널은 "지난 2년간 끌어온 유럽 재정위기가 가장 위험한 시나리오(이탈리아 디폴트)에 다가서자 투자자들의 '엑소더스(대탈출)'가 발생했다"고 평했다. 이날 이탈리아 증시가 장중 4% 이상 빠지는 등 유럽 증시 전체가 하락세를 보였다.

이태훈 기자 beje@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