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고용정보원 "가장 먼저ㆍ많이 고용 감소"

경제위기로 인한 고용감소 현상은 여성 취업자와 일용직 근로자, 자영업자에게서 주로 나타나고 있는 것으로 조사됐다.

한국고용정보원 박명수 연구위원은 27일 `최근 글로벌 경기침체의 우려와 고용정책 시사점'이라는 보고서를 통해 "카드대란과 글로벌 금융위기 등 2000년대 두 차례의 경제위기로 발생한 고용 감소는 여성 취업자에서 나타났고 남성은 고용증가 규모가 줄어든 수준"이라고 밝혔다.

보고서에 따르면 카드대란이 발생한 2003년 여성 취업자 수는 전년에 비해 11만7천명 줄어든 반면 남성은 오히려 8만7천명 증가했다.

글로벌 금융위기가 도래한 2009년에도 여성 취업자는 전년보다 10만2천명 감소했지만 남성 취업자는 3만1천명 늘었다.

이는 여성이 평소 불안정한 고용상태를 유지하다가 위기가 닥치면 가장 먼저 타격을 받고 있음을 보여주는 통계라고 박 위원은 설명했다.

종사상 지위별로는 상용직(정규직) 취업자 수는 카드대란 때 40만4천명, 금융위기 때 38만3천명 늘어 다른 연도에 비해 증가 폭이 다소 떨어졌을 뿐 증가세는 이어온 것으로 집계됐다.

반면 같은 시기 일용직 근로자는 33만9천명, 15만8천명 감소했고 비임금근로자(자영업자)도 27만4천명, 31만9천명 줄어들었다.

이 같은 현상은 상용직의 경우 계약 기간이 1년 이상이어서 쉽게 해고하지 못한 이유도 있지만 이 보다는 기업체들이 1997∼98년 외환위기 때 당장의 어려움을 타개하기 위해 상용직을 해고했다 이후 경제가 회복되자 경험 많은 근로자를 구하기 어려웠던 `학습 효과'가 더 작용했다고 박 위원은 분석했다.

박 위원은 "고용위기 충격의 가장 큰 피해자가 될 수 있는 여성과 일용직 근로자, 자영업자를 위해 고용보험 등 사회안전망 확충이 필요하다"며 "향후 고용위기 극복 전략의 핵심은 국가고용서비스 인프라를 강화해 일자리 미스매치(불일치) 현상을 적극 해소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서울연합뉴스) 문성규 기자 moonsk@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