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평순ㆍ성시철ㆍ김낙회…'깡촌의 아이들' 한국경제 '거목'으로
당진에서 태어났거나 당진에서 초 · 중 · 고 학창시절을 보낸 기업인들이 우리나라 산업계 곳곳에서 맹활약 중이다.

1960년대만 해도 인구 몇 만명에 불과했던 조그마한 어촌도시 당진에서 기업인들이 많이 배출된 것은 척박한 지역 여건과 무관치 않다. 당진군 관계자는 "1980년대만 해도 산업시설이 거의 없어 당진은 소위 먹고살기 힘든 동네였다"며 "일찍 고향을 떠나 자수성가한 기업인들이 적지 않은 것은 이 같은 이유"라고 설명했다.

당진 출신 1세대 기업인으로는 강봉구 한국석유공업 회장(73)을 꼽을 수 있다. 노령임에도 불구,국내 석유산업계에선 대부로 불릴 만큼 사업에 건재를 자랑한다. 강 회장은 1964년 한국석유공업을 설립했으며 현재 국내 산업용 아스팔트 1위,솔벤트 1위의 기업으로 발전시켰다. 최근에는 폐타이어를 이용한 친환경 층간소음재 생산 등 신사업 진출을 추진 중이다.

성용우 백광의약품 회장(64)은 당진 송산초 총동문회 회장을 4년간 맡는 등 고향사랑이 남다르다. 백광의약품은 2009년 매출 1000억원을 돌파한 중견업체다. 포스코건설 회장을 지낸 윤석만 포스코건설 상임고문(63)도 당진이 고향이다. 윤 고문은 당진에서 출생해 이곳에서 초등학교를 나왔다. 친척과 지인들이 서산에 많이 살아 서산과도 유대가 깊다. 그는 2006년 포스코 대표이사 사장에 올랐다. 2009년 포스코건설 회장으로 자리를 옮겼다가 작년 2월 회장직을 내놓고 포스코를 떠났지만 지난 7월부터 포스코건설 상임고문직을 맡고 있다.

성시철 한국공항공사 사장(62)은 고등학교(합덕농고)까지 당진에서 나온 당진 토박이다. 성 사장은 지난 11일 아랍에미리트 아부다비에서 열린 국제비즈니스대상(IBA)의 항공 부문에서 올해의 최고경영자(CEO)대상을 수상했다. CEO대상을 수상하기는 지난해에 이어 두 번째다.

당진 출신 기업인 중 1951년생들이 비교적 많다. 우선 구몬 학습지로 유명한 교원그룹의 장평순 회장(60)이 있다. 장 회장은 기존의 교육사업 외에 정수기와 비데 등 환경가전 제품 분야로 사업을 확장해 국내 부호 32위에 이름을 올리기도 했다.

장 회장과 동갑내기인 제일기획 김낙회 사장도 당진 출신이다. 1976년 제일기획 공채 2기로 입사했으며 30여년간 광고 한 분야만을 담당한 정통 광고인이다. 제일기획 최초의 공채 출신 사장이기도 하다. 선친인 고(故)이종근 종근당 창업주의 아들인 이장한 종근당 회장은 1952년생이다.

1953년생인 남영선 한화 화약부문 사장과 김홍두 한라그룹 부회장은 58세 동갑내기다. 1978년 한화그룹에 입사해 한화종합화학 상무,한화 화약부문 사업총괄담당에 이어 2005년부터 사장을 맡아오고 있다.

김 부회장은 성남고를 졸업하고 성균관대에서 경영학을 전공했다. 1978년 현대양행에 입사해 한라자원,한라창업투자,한라환경산업,한라중공업 등을 두루 거쳤다.

1956년생인 남삼현 이트레이드 증권 대표(55)는 당진에서 초등학교를 나왔다. 남 대표는 1982년 LG투자증권(현 우리투자증권)입사로 증권가에 입문한 뒤 최고경영자 지위까지 올랐다.

임호범 기자 lhb@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