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저수준 주유소마저 "1%로 내려라" 압박
한국주유소협회가 20일 과천 정부종합청사 앞에서 전국 주유소 업주들이 참석하는 대규모 궐기대회를 열기로 했다. 협회 측은 이날 집회에 전국 1500여명의 업주가 참석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궐기대회의 핵심 요구사항은 카드수수료를 1.5%에서 1%로 낮춰 달라는 것이다. 주유소협회 관계자는 "매출이익률이 5% 남짓인데 여기에서 카드수수료 1.5%를 빼고 인건비,유지비 등을 제하면 남는 게 없다"며 "현재 전국 주유소 70%가 적자를 보고 있는 상황"이라고 주장했다.

주유소협회의 조사에 따르면 올 2분기 월평균 판매량 기준 2000드럼 이상 판매한 주유소는 1만2734개 주유소 중 8.6%(1093개)에 불과한 반면 1000드럼 미만 주유소는 66.9%(8510개)에 이르렀다. 카드수수료와 인건비,이자비용,판매관리비 등을 제하면 월 1000드럼을 판매해도 월 36만원씩 적자가 난다는 게 협회 측 주장이다.

전국 보통휘발유 가격이 ℓ당 1900원대를 돌파한 올 상반기 주유소 휘발유 매출이익률은 6.2%로 2008년 8.6%에 비해 2.4%포인트 감소했다. 경쟁이 심한 서울지역의 경우 주유소 등록업체가 2000년 말 824개에서 올 8월 기준 666개로 20%가량 줄었다.

반면 신용카드 결제 비중은 해마다 증가하고 있어 카드사의 수수료 매출은 꾸준한 증가세를 보이고 있다는 분석이다. 전국 주유소들이 카드사에 낸 수수료는 2008년 5230억원,2009년 5810억원에서 지난해 6350억원으로 늘어났다.

주유소협회 관계자는 "정부의 기름값 인하 압박이 본격화된 올 4월 이후 8월까지 전국적으로 휴업,폐업에 들어간 주유소 수만 각각 53곳,69곳에 이르러 사실상 한계상황"이라고 말했다.

그러나 일각에서는 신용카드 수수료율이 이미 최저 수준인 주유소 업계가 카드사들의 중소 가맹점 수수료 인하 움직임에 '무임승차'하려 한다는 지적도 나온다. 여신금융협회에 따르면 음식업 가맹점이 내는 신용카드 수수료는 평균 2.65% 수준이나 주유소를 비롯해 백화점,골프장,대형마트 등은 1.5%의 수수료를 부담하고 있다.

김동욱 기자 insight@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