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꼬꼬면’ 의 히트 비결이 궁금하다면 … 비즈니스 진화 법칙도 트리즈 속으로
이번 주부터는 트리즈의 진화와 트렌드 예측에 관해 소개한다.

트리즈는 옛 소련에서 200만건의 특허를 조사해 보고 우수한 특허와 기술혁신 사례들은 일정한 진화법칙과 패턴, 단계가 있음을 발견하고 정리한 문제해결 방법론이다. 최근 들어 트리즈에 경영혁신 사례에서 뽑은 비즈니스 진화 법칙과 사회 변화 트렌드가 결합되고 있다. 과거와 현재를 분석하고 미래를 예측하는 움직임이 요즘 같은 저성장 시대에 신사업 발굴 분야에서 관심을 받기 시작한 것이다.

우리에게 친숙한 라면의 과거, 현재, 미래를 살펴보자. 라면은 중국에서 처음 만들어져서 중일전쟁(1937~1945) 때 일본에 소개됐다. 초기에는 군수 식량으로 보관하기 좋고, 가볍고 빨리 먹을 수 있는 건면(乾麵)의 형태였다. 그 뒤 닛신식품의 창업자 안도 모모후쿠는 화교들이 먹던 라면에서 아이디어를 얻어 최초의 인스턴트 라면인 ‘치킨 라멘’을 개발했다. 면을 기름에 튀기는 제조법은 일본 튀김 요리를 보면서 생각해 냈다고 한다.

우리나라 최초의 라면은 1963년 9월15일 삼양식품공업사가 제조, 판매를 개시한 ‘삼양치킨라면’이다. 일본의 기술과 기계를 도입해 라면을 우리나라에 처음 소개했다. 라면은 식량이 부족하던 1960년대 후반 쌀밥 대신 정부가 권장하던 분식으로 ‘제2의 쌀’이라는 이름까지 얻으면서 각광을 받았다.

1980년대에는 라면의 고급화가 시작됐다. 그러나 ‘공업용 우지라면’ 파동으로 식물성 유지인 팜유를 쓰던 농심을 제외한 거의 모든 라면 회사들이 매출감소 타격을 입었다. 그 중에서도 농심과 쌍벽을 이루던 삼양식품은 회사가 파산에 직면할 정도였다. 이때부터 농심은 라면업계 1위 자리를 확고히 굳히게 됐다. 장수식품 ‘신(辛)라면’이 히트를 치면서 스테디셀러 상품이 됐다. 우리나라 사람들이 좋아하는 얼큰한 맛을 강조하고, 수프를 만드는 공정도 영양소가 파괴되는 ‘열풍 건조’ 방식 대신 ‘저온 진공건조’ 방법을 적용한 게 효과를 발휘한 덕분이었다. 그러나 농심은 최근 ‘신라면’을 업그레이드한 ‘신라면 블랙’을 내놓았지만 반짝 히트에 그치고 말았다.

반면에 한국야쿠르트는 최근 ‘꼬꼬면’을 출시, 히트를 치면서 라면시장에서 두각을 보이고 있다. 통념을 깬 하얀 닭국물에 청양고추로 매운 맛을 냈고 방송과 인터넷, 소셜네트워크를 통해 ‘이경규와 꼬꼬면 탄생’이란 스토리텔링을 전파하면서 바람몰이를 하고 있다.

최근 식품회사들의 고민이 깊어지고 있다. 고객들의 입맛이 까다로워지고, 경쟁과 변화의 속도가 빨라지면서 마케팅 트렌드가 급속히 바뀌고 있기 때문이다. 과거에는 비교적 저렴한 값에 품질이 괜찮은 물건을 사던 ‘U자’ 곡선의 마케팅 트렌드가 ‘역(逆)U자’ 형으로 바뀌면서 명품 판매가 급속히 늘고 있다.

한국산업기술대 교수·한국트리즈학회 총무이사 lkw@kpu.ac.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