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 中에 환율전쟁 선전포고?
미국 상원이 11일(현지시간) 중국의 반발에도 불구,위안화가 저평가돼 있다며 환율조작국에 무역보복을 할 수 있는 통화환율감독개혁법을 통과시켰다. 중국은 즉각 상무부 성명을 통해 "무역규칙에 위배되며 양국 관계에 심각한 악영향을 미칠 것"이라고 비난했다.

이 법안이 실행되려면 미국 하원의 표결과 대통령 서명 등이 필요하다. 그러나 하원의 다수를 장악하고 있는 공화당의 존 베이너 하원의장은 "미 의회가 중국의 화폐 가치를 놓고 보복하는 법안을 통과시키는 것은 매우 위험한 일"이라며 법안을 상정하지 않겠다고 밝혀 실제 법제화 여부는 불투명하다.

중국은 격앙된 반응을 보이고 있다. 중국은 법안 통과 직후 이례적으로 외교부 상무부 인민은행 등이 모두 나서 미국을 강력히 비난했다. 상무부는"미국의 환율법은 세계 무역규칙에 위배된다"며 "양국 간 무역관계를 심각히 훼손시키고 세계경제 회복 노력에도 찬물을 끼얹는 행위"라고 말했다. 일부에서는 중국도 미국 수입품 규제에 나서고 심지어는 보유한 미국 채권을 매도해야 한다는 주장까지 나왔다. 자오칭밍(趙慶明) 중국건설은행 연구위원은 "가능성은 작지만 만일 법안이 최종 통과돼 미국이 무역전쟁을 일으킨다면 미국 국채시장을 뒤흔들어 반격할 수 있다"고 말했다. 그동안 위안화 가치를 조금씩 높여오던 인민은행도 이날 환율개혁법안이 통과되자 달러당 위안화 환율을 전날 대비 0.01위안 오른 6.35위안으로 고시,오히려 위안화 가치를 떨어뜨렸다.

박한진 KOTRA 베이징 비즈니스센터 부장은 "중국은 미국의 평가절상 압력에 따라 적절한 수준의 타협책을 내놓을 수도 있다"며 "중국은 앞으로 환율 자체보다는 환율제도 개선 등에 무게를 두고 정책을 추진할 가능성이 크다"고 말했다.

베이징=김태완 특파원 twkim@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