UBS 내년 2.8% 전망…반사 효과 생기면 성장 후퇴

국제 금융위기 여파로 한국의 실물경제가 흔들리는 조짐을 보이고 있다.

일부 국제투자은행은 한국의 내년도 경제성장률이 2%대로 떨어질 것으로 내다봤다.

1분기 또는 2분기에는 성장이 후퇴할 수 있다는 견해도 있다.

한국 신용평가사들은 국내 기업들의 3분기 실적이 공표되면 등급 조정에 나설 것으로 전망된다.

미국과 유럽을 중심으로 한 세계 금융 위기는 단기간에 극복되기 어렵다는 점에서 대외 의존도가 높은 한국 실물경제에 적잖은 타격을 줄 것으로 예상된다.

스위스 대형 금융그룹인 UBS는 최근 한국의 경제성장률이 올해 3.3%, 내년에는 2.8%로 낮아질 것으로 예측했다.

지난 6월 내놓은 전망치에서는 올해 3.8%, 내년 4.0%의 성장률을 제시했다.

내년 성장률이 2.8% 수준이라면 1분기와 2분기에는 마이너스를 나타낼 수도 있어 보인다.

올해 상반기 실적이 수출 호조 등에 힘입어 상대적으로 좋았기 때문이다.

다른 외국계 투자은행의 한국 경제성장률 전망치를 보면 바클레이즈 3.5%, BNP파리바 3.4%, 모건스탠리 3.6% 등이다.

일부 국내 경제전문가도 내년 상반기에는 분기 경제성장률이 마이너스로 주저앉을 가능성이 있는 것으로 점쳤다.

배상근 전국경제인연합회 경제본부장은 9일 "내년 1분기에 전기 대비 성장률이 마이너스로 돌아설 가능성이 있다.

대체로 연말에 밀어내기식 매출이 발생하는데다 경제가 가파르게 나빠질 수도 있기 때문이다"라고 설명했다.

권순우 삼성경제연구소 거시경제실장은 "성장률은 비교 대상 수치가 상대적으로 높은데 따른 반사 효과도 반영하므로 분기별로 마이너스가 나타날 수 있다.

특히 경제환경이 안 좋을 때에는 성장률이 급격히 변할 수 있다"고 말했다.

신민영 LG경제연구원 경제연구실장은 "내년에 세계 경제가 구제불능 상태에 빠지면 마이너스 성장 도 배제하지 못한다.

최악은 아니라도 1분기 성장률이 0%대에 머물 가능성도 있다"고 내다봤다.

국내 신용평가기관들은 일부 기업의 등급을 내렸다.

나이스신용평가사는 8월 이후 4개 업체의 신용등급을 낮췄다.

토마토저축은행, 솔로몬저축은행 등 저축은행의 등급을 내렸고 최근 횡령설에 휘말린 삼부토건도 낮췄다.

지난 7월에는 네이쳐글로벌, 하이쎌, 케이디씨, 대우자동차판매 등의 신용등급을 끌어내렸다.

한국기업평가도 7월 케이아이씨와 대우자동차판매의 신용등급을 강등했다.

나이스신용평가 관계자는 "전반적으로 하향조정 관점에서 등급을 산정하고 있다.

일부 업황이나 실적이 안 좋은 회사를 중심으로 등급을 내리는 사례가 조금씩 늘고 있다"고 밝혔다.

한국신용평가 관계자도 "수출 비중과 경기 민감도가 높은 해운 등 일부 업종을 유심히 관찰하고 있다.

중장기적으로는 전기전자, 기계 등 수출 업종도 국제 위기의 영향을 받을 것 같다"고 평가했다.

(서울연합뉴스) 윤근영 한창헌 박상돈 강종훈 기자 keunyoung@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