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 수출입銀 빚 40조…'정전 홍역' 한전 33조
공기업 부채가 해마다 급증하고 있어 국가 재정에 빨간불이 켜졌다. 최경환 한나라당 의원이 18일 지식경제부로부터 제출받은 자료에 따르면 286개 공기업의 빚은 2006년 425조719억원에서 지난해엔 713조354억원으로 68% 늘었다. 연평균 17% 증가한 것이다.

특히 매달 이자를 내야 하는 금융 빚이 지난 1년 사이 63조원이나 늘었다. 60대 공기업의 부채가 지난해 701조4580억원으로 전체 공기업 빚의 거의 대부분을 차지했다. 자산규모가 큰 대형 공기업들의 부채가 급증한 결과다. 공기업 부채 증가로 정부는 지난 4년간 매년 적게는 18조원에서 43조원까지 지원,국가 재정에 큰 부담이 되고 있다.

◆LH, 한전 부채 크게 늘어

LH(한국토지주택공사)는 2006년 50조4301억원에서 지난해에는 125조4692억원까지 늘었다. 연평균 부채 증가율이 26%에 달했다.

개인 예 · 적금 없이 정책금융을 취급하는 한국수출입은행은 2006년 12조6885억원이었던 부채가 40조1666억원으로 3배 가까이로 불어났다. 2009년 설립된 한국정책금융공사가 33조6189억원의 부채를 기록했다. 한국정책금융공사는 2009년 22조3882억원에서 1년 새 50% 넘는 증가율을 보였다.

최근 정전 사태로 홍역을 치르고 있는 한국전력공사는 2006년 20조5742억원에서 지난해 33조3511억원의 빚을 기록,연평균 13%대의 증가율을 나타냈다.

공공요금 인상과 직결된 한국도로공사,한국가스공사,한국철도시설공단,한국수력원자력,한국석유공사,한국철도공사,한국수자원공사 등도 매년 부채가 증가 추세다. 한국도로공사는 2006년 15조3017억원의 부채를 보였지만 4년 새 6조원 넘게 올라 2010년에는 21조6739억원을 빚으로 떠안게 됐다. 한국가스공사의 부채는 2006년 7조6351억원에서 2010년에는 15조5818억원으로 2배 넘게 급증했다.

특히 한국장학재단은 2009년 1조2579억원이던 부채가 지난해에는 3조9073억원으로 늘어 1년 새 201%의 증가율을 보였다. 인천항만공사도 2008년 348억원에서 지난해 2427억원으로 2년 동안 8배가량 뛰었다. 최 의원은 "공기업 부채는 경비 절감 등 자구노력만으로 해결하는 데 한계가 있다"며 "요금 문제 등 구조적인 차원에서 본격적으로 고민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정부 이자부담 '휘청'

정부 재정으로 이자가 나가는 금융부채는 지난해 LH(90조6306억원)가 가장 많았다. 이는 전체 공기업 금융부채(281조815억원)의 3분의 1에 육박한다. LH는 2006년 31조4495억원이던 금융부채가 매년 20~30%대의 증가세를 보이며 정부의 이자부담을 가중시키고 있다. 2위는 예금보험공사(26조9698억원)로 외환위기 이후 부실은행에 투입한 공적자금을 마련하는 과정에서 많은 금융부채를 쓴 것으로 알려졌다.

한전(26조3752억원)이 3위였으며 2006년(13조7946억원)에 비해 2배 가까이 증가했다. 한국도로공사(21조6739억원),한국가스공사(15조5818억원),중소기업진흥공단(15조3318억원),한국철도시설공단(12조7057억원) 등이 금융부채 부문에서 높은 순위를 차지했다.

구동회 기자 kugija@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