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잠실롯데월드에 있는 롯데마트 월드점은 최근 지하 1층 생활용품 매장을 리뉴얼하면서 한국형 드러그스토어인 올리브영(사진)을 들여놨다. 올리브영이 대형마트 매장 안에 점포를 연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이 점포는 롯데월드 쇼핑몰로 통하는 지하 1층 계산대 옆 '명당 자리'에 120㎡ 규모로 자리잡았다. 유기농 · 수입 화장품과 다이어트 음료 등 기존 월드점에서 볼 수 없었던 상품들을 판매한다. 최춘석 롯데마트 상품본부장은 "국내에서 드러그스토어 수요가 커지고 있는 데다 대형마트에서 독자적으로 구매하기 힘든 상품들을 갖추고 있어 입점시켰다"며 "유동인구가 많은 점포 위주로 올리브영 매장을 늘려나갈 계획"이라고 말했다.

이처럼 대형마트의 '전문점 끌어안기'가 가속화하고 있다. 자체 전문점 사업을 강화하는 동시에 슈즈멀티숍 생활용품균일가숍 드러그스토어 등 최근 급성장하는 전문점들을 경쟁적으로 유치하고 있다. 특정 상품군에 특화해 다양한 상품 구색과 브랜드를 갖추고 트렌드에 빠르게 대응하는 전문점을 점포 안으로 흡수해 비식품부문의 경쟁력을 끌어올리기 위한 전략이다.

롯데마트는 올리브영에 앞서 월드점 5층 스포츠매장에 야구용품 전문매장인 '야용사'를 대형마트 최초로 입점시켰다. 또 스포츠슈즈멀티숍 슈마커를 서울역점 의왕점 등 35개 점포에서 운영하고 있다. 균일가 생활용품 전문점 다이소는 전국 92개 롯데마트 전 점포에 입점해 있다. 자체 운영하는 완구전문점 토이저러스(13개점)와 디지털가전매장 디지털파크(8개점)도 대형 · 신규 점포 위주로 확대하고 있다.

이마트는 2006년 공항점을 시작으로 지난 6월 진주점까지 25개 점포에 슈마커를 들여놨다. 이 중 광명소하점과 공항점 죽전점 부천점 등은 이마트가 자체 운영하는 스포츠전문점인 스포츠빅텐에 '숍인숍' 형태로 입점했다. 다이소도 김포풍무점 부평점 등 17개 점포에서 운영 중이다. 미입점 점포들도 매월 2~3개 점포씩 돌아가며 2~3주씩 '다이소 균일가전' 행사를 진행하고 있다. 이마트는 스포츠빅텐(20개 점포)을 비롯해 디지털가전체험매장 '매트릭스'(3개점)와 애완견용품 전문점 '몰리스샵'(4개점) 등 자체 운영하는 전문 매장도 신규 점포와 창고형 할인점인 트레이더스를 중심으로 늘리고 있다.

홈플러스는 슈마커 에스마켓 풋라커 등 스포츠슈즈 멀티숍을 대구수성점 킨텍스점 동수원점 등 12개 점포에서 일반 대형마트 입점 매장보다 두 배 정도 넓은 평균 132㎡ 규모로 운영하고 있다. 또 지난해 8월 잠실점에 1호점을 낸 병행수입 명품 멀티숍인 '오르루체 명품관'이 입점한 점포 수도 1년여 만에 킨텍스점,영통점,부천상동점 등 12개점으로 늘어났다.

전문가들은 국내에서 전문점들의 대형마트 입점이 더 늘어날 것으로 보고 있다. 김민 신세계 유통산업연구소 팀장은 "대형마트들이 삶의 가치를 중시하는 경향과 함께 다양해지고 전문화되는 소비자들의 니즈를 충족시키기 위해 경쟁력 있는 전문점 유치나 전문 매장 확보에 적극 나서고 있다"고 말했다.

송태형 기자 toughlb@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