천만평 옥수수밭에 둘러싸인 '광동옥수수수염차 중국공장' 가보니
중국 연길 시내에서 북한과 맞닿은 두만강까지는 3300만㎡ 규모의 옥수수농장이 펼쳐져 있다. 중국의 국경선 끝까지 이어진 옥수수밭과 8월 추수철을 맞아 3m 높이로 자란 옥수수대로 인해 연길 자치구는 마치 옥수수숲을 연상케 한다. 옥수수농장 사이에 놓인 길을 따라 차로 30분 가량을 달리면 푸른 평야에 덩그러니 서 있는 회색 건물이 눈에 들어온다. 광동제약의 '광동옥수수수염차' 원료를 생산하는 연변광동제약유한공사 공장이다.

연변광동제약유한회사는 최수부 광동제약 회장이 재중동포인 남홍준 회장과 50대 50으로 합작해 만든 회사로 2009년 18만5000㎡ 규모의 공장을 세워 옥수수수염 액기스를 추출하고 있다. 옥수수수염차는 이곳에서 생산하는 수염 추출액과 볶은 옥수수 알갱이로 만들어 진다.

지난 24일 광동제약의 중국 현지 옥수수공장을 찾아가 봤다.

천만평 옥수수밭에 둘러싸인 '광동옥수수수염차 중국공장' 가보니
이 공장은 광활한 옥수수농장과 백두산에서 뻗어나온 산자락, 1급수의 호수에 둘러싸여 있다. 백두산 인근지역에서 태양과 빗물로만 자라는 이 농장의 옥수수는 국내산보다 크고 단단하다. 보통 옥수수 알갱이 한 개당 수염 한 가닥이 나오는 것으로 미뤄볼 때 이곳의 옥수수는 옥수수수염차 생산에 유리하다는 게 광동제약 측의 설명이다.

공장 단지에 들어오니 옥수수와 한약재인 당귀, 작약 등을 재배하는 비닐하우스가 줄지어 서 있다. 이 비밀하우스는 옥수수 품종개량을 시험하고 약재의 씨앗을 심는 연구단지로 전문연구원 7명이 근무 중이다. 연구단지는 공개되지 않았지만 실험이 끝나 누렇게 시들어 있는 옥수수대의 모습이 눈에 띄었다.
천만평 옥수수밭에 둘러싸인 '광동옥수수수염차 중국공장' 가보니
비닐하우스를 지나 안쪽으로 더 들어가면 옥수수수염의 액기스를 추출하는 공장이 나온다. 공장 내부에는 한국에서 공수해 온 설비 7대뿐 기대했던 옥수수수염이나 대규모 설비는 보이지 않는다. 설비가 모두 배관으로 연결돼 있어 원료를 투입하면 곧바로 액기스가 추출되는 시스템이다. 이곳에는 주변에 거주하는 조선족 직원 64명이 2교대로 일하고 있다.

광동제약은 최근 청정지역의 옥수수 확보 및 원료 가공을 위해 중국 투먼시 및 현지 식약청인 식품약품감독관리국과 양해각서(MOU)를 체결했다.

이 회사는 현재 국내에서 생산되는 옥수수의 약 40%를 소비하고 있지만 옥수수수염차의 수요가 증가함에 따라 투먼에서 460만㎡ 농장의 계약재배 및 원료 가공을 하게 된 것이다.

옥수수수염차의 매출은 2009년 442억5800만원에서 지난해 461억5600만원으로 뛰었다. 올해들어 지난 6월까지의 매출은 254억1700만원을 기록했다.

광동제약 관계자는 "국내의 경우 날씨영향과 재배면적 축소 등으로 필요한 만큼의 옥수수수염차 원재료 물량확보에 어려움이 많다"며 "원자재를 보다 철저하고 투명하게 관리한다는 차원에서 중국 식약당국까지 MOU 참여를 요청했다"고 설명했다.

이 관계자는 이어 "중국산이라고 다 같은 중국산이 아니다"며 "이곳은 비가 많이 오지 않고 바람이 좋아 유기농 옥수수를 재배하기 좋다"고 말했다.

앞서 이 공장은 백두산 인근지역의 청정 자연을 앞세워 2009년 9월 중국 최초로 식품약품감독관리국에 한약재 부문 의약품제조와품질관리기준(GMP)을 승인받았다.

올해는 한국의 GMP 통과를 위해 지난 7월 식약청의 현지 방문실사를 마친 상태다.

광동제약은 이와 함께 옥수수를 무농약으로 재배하는 현재 수준에서 생산등급을 높여 5년 내 유기농 인증을 받는다는 계획이다.

김현식 광동제약 부사장은 "옥수수수염차는 2007년 국내 최초로 'PET병 무균충전시스템'을 도입하면서 안전성을 최고 단계로 높인 제품"이라며 "앞으로 소비자 안전성 제고 부문에 대한 투자를 아끼지 않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한편 연변광동제약유한공사는 중국 내수용 옥수수수염차 생산을 위한 설비 준공을 추진 중인 것으로 나타났다. 옥수수수염차는 중국에 정식 수출되고 있지 않지만 현지 상인들이 직접 제품을 들여와 소매점에서 팔고 있다. 가격은 관세가 50% 붙어 한국보다 비싸다.

이홍규 연변광동제약유한공사 부장은 "중국은 대부분의 차에 당분을 넣어 당분 0% 음료인 옥수수수염차의 경우 경쟁력이 있을 것"이라며 "15억원 규모의 중국 차시장을 겨냥해 현지에서 자체적으로 수염차를 생산할 수 있는 설비 마련을 추진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한경닷컴 강지연 기자 alice@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