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신용등급 강등 여파로 한국 등 아시아 증시에 '블랙 먼데이'가 연출됐다. 코스피지수를 비롯해 중국 대만 증시가 각각 3% 넘게 급락했다. 한국 증시에서는 공포에 휩싸인 투자자들이 투매에 나서며 올 들어 처음으로 사이드카와 서킷브레이커가 발동됐다.

8일 코스피지수는 74.30포인트(3.82%) 하락한 1869.45로 장을 마쳤다. 2010년10월19일 이후 10개월여 만에 최저 수준이다. 장중 한때 사상 최대폭인 143.75포인트(7.4%) 추락,1800.00까지 밀리기도 했다. 코스피지수는 지난 2일부터 5거래일 동안 302.86포인트 떨어졌다. 이 기간 시가총액이 170조4906억원 증발했다.

코스닥지수도 32.86포인트(6.63%) 내린 462.69로 마감했다. 코스닥지수 하락률은 2008년 11월20일(-8.19%) 이후 2년9개월 만의 최대치다.

미국 신용등급 강등이란 초유의 사태를 차분하게 맞는 듯했던 증시에 오후 들어 '묻지마' 투매가 쏟아졌다. 유가증권시장에서는 2년7개월 만에 사이드카가 발동됐다. 코스닥지수도 장중 10% 이상 빠지며 2년10개월 만에 서킷브레이커가 걸렸다. 사이드카는 역대 44번째,서킷브레이커는 5번째다.

'공포지수'로 불리는 코스피200변동성지수(V-KOSPI)는 6.95포인트(24.55%) 오른 35.26을 기록했다. 이는 2009년 5월6일(35.30) 이후 최고치다.

아시아 증시도 급락세를 보였다. 일본 닛케이 평균주가는 지난 주말보다 202.32엔(2.18%) 하락한 9097.56엔으로 마감,4개월 만에 9100엔 선이 무너졌다. 중국 상하이종합지수와 대만 가권지수는 각각 3.79%와 3.82% 하락했다.

안전자산으로 평가받는 채권시장에는 외국인 매수 자금이 들어왔다. 국고채 3년물 금리는 전날보다 0.01%포인트 하락(채권가격 상승)한 연 3.60%를 나타냈다.

안전자산 선호 심리가 높아지면서 국제 금값은 사상 처음 온스당 1700달러를 넘었다.


◆ 서킷브레이커

circuit- breakers 주가가 전날보다 10% 이상 하락한 상태가 1분 이상 이어질 경우 20분간 거래를 중단시키는 제도.장 마감 40분 전까지 하루 한 번 발동할 수 있다.


◆ 사이드카

side car 코스피200지수 선물가격이 5%(코스닥50지수 선물은 6%) 이상 오르거나 내린 상태가 1분간 이어질 때 주식시장 프로그램 매매호가 효력을 정지하는 것을 말한다.

유병연 기자 yooby@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