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 2위 소셜커머스 업체인 리빙소셜이 한국 시장에 진출함에 따라 이미 올 3월 국내 법인을 설립한 세계 최대 업체 그루폰과의 한판 승부가 불가피해졌다. 현재 국내 소셜커머스 시장은 티켓몬스터가 1위를 달리는 가운데 그루폰코리아,쿠팡,위메이크프라이스가 2위를 다투는 양상을 보이고 있다. 리빙소셜은 티켓몬스터 인수로 단숨에 국내 1위 사업자로 올라섰다.

◆리빙소셜,왜 한국 진출하나

리빙소셜이 한국시장을 노리는 것은 한국의 소셜커머스 시장이 아시아에서 가장 빠르게 성장하고 있기 때문이다. 리빙소셜 창업자인 팀 오쇼네시 사장(사진)은 "한국은 아시아에서 가장 눈에 띄게 성장하고 있다"며 "특히 티켓몬스터는 설립 1년 만에 괄목할 만한 실적을 보여주고 있어 한국을 넘어 아시아에서 주도적인 역할을 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국내 소셜커머스 시장 형성은 티켓몬스터가 사업을 시작한 지난해 5월을 기점으로 불과 1년2개월에 불과하다. 하지만 지난해 500억원에 불과했던 시장은 올해 5000억원에 이를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지난해 월 매출이 50억원 안팎이었던 티켓몬스터는 올 들어 월 매출이 200억원을 넘어섰으며 연매출은 2000억원을 돌파할 전망이다.

리빙소셜이 기업공개(IPO)시 좀 더 유리한 가치를 인정받기 위해 티켓몬스터를 인수했다는 분석도 있다. 지난해 리빙소셜 매출액은 1000억원에 조금 모자랐다. 경쟁사인 그루폰의 매출액(7500억)에 한참 못미친다. 리빙소셜로서는 IPO를 앞두고 2위 업체라는 약점을 희석시키면서 해외 시장에서의 가능성을 입증할 필요가 있다고 판단했을 가능성이 높다.

◆한국업체들 다 고사할까

현재 국내 소셜커머스 업체는 줄잡아 300여개에 이른다. 이 가운데 월 10억원 이상 매출을 올리고 있는 회사는 티켓몬스터,그루폰코리아,쿠팡,위메이크프라이스 등 4개업체뿐이다. 신세계는 해피몰바이러스라는 소셜커머스 서비스를 지난해 시작했지만 고전을 면치 못하고 있으며 다른 업체들도 미미한 실적을 보여주고 있다.

티켓몬스터가 리빙소셜에 매각됨으로써 국내 소셜커머스 시장은 세계 1,2위 업체를 중심으로 재편이 불가피하게 됐다. 쿠팡 역시 창업자는 한국인들이지만 매버릭캐피털,알토스벤처스,그린옥스캐피털 등 해외 벤처캐피털들이 주요 주주로 참여하고 있다. 시장에선 이들이 자금을 회수하기 위해 쿠팡을 그루폰에 매각하려 한다는 설이 끊임없이 나돌고 있다.

국내 업체들이 고전하는 배경에는 소셜커머스가 가진 구조적인 문제도 있다는 지적이다. 티켓몬스터는 올 상반기 1000억원이 넘는 매출을 올렸지만 흑자를 내지 못했다. 심지어 미국의 그루폰도 지난해 매출액이 7500억원이었지만 적자가 4500억원에 달했다. 막대한 마케팅 비용 때문이다. 아직 돈을 벌지 못하는 상황에서 계속 자금을 투입해야 하는데 자금력이 없는 회사들이 버티기 힘든 것은 당연하다.

국내에서 위메이크프라이스가 유일하게 버티고 있는 것도 탄탄한 자금력 때문이다. 허민 위메이크프라이스 사장은 "지나치게 광고에 의존하는 현 구조로는 소셜커머스 사업을 제대로 성장시키기가 어렵다"며 "외국 업체들이 광고를 쏟아부을 때 국내 업체들이 이에 대응할 다른 방법을 찾지 못하면 모조리 고사할 수도 있다"고 말했다.


◆ 소셜 커머스

social commerce.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를 통해 일정 숫자 이상의 구매자를 모아 할인된 가격으로 특정 상품을 판매하는 전자상거래의 일종.2008년 설립된 미국 그루폰이 이 같은 판매 방식을 정착시켰다.

임원기 기자 wonkis@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