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 3대 신용평가회사 중 하나인 무디스의 2분기 순이익이 전년 동기 대비 50% 이상 늘었다. 글로벌 경제 위기로 미국과 유럽 국가들이 저금리를 유지하는 가운데 싼 이자에 채권을 발행해두려는 기업들이 너도나도 신용등급 평가를 받기 위해 줄을 서고 있어서다. 최근 신용평가사들이 미국 신용등급을 하향 조정할 가능성을 시사하며 시장 불안을 키우고 있다는 지적이 제기되는 상황에서 '나홀로 쾌재'를 부르고 있는 셈이다.

블룸버그통신은 27일 무디스의 2분기 매출이 전년 동기 대비 27% 늘어난 6억520만달러,순이익은 56% 급증한 1억8900만달러를 기록했다고 보도했다.

이에 따라 무디스는 올해 주당순이익(EPS)목표치를 2.22~2.32달러에서 2.38~2.48달러로 상향 조정했다. 더글라스 아서 에버코어파트너스 연구원은 "미국 기업들이 지난 4~5월 채권을 대거 발행하면서 대형 신용평가사들이 이득을 챙겼다"고 분석했다.

이자가 싼 게 가장 큰 이유다. 현재 미국은 '제로' 수준(0~0.25% )의 초저금리를 유지하고 있다. 유럽중앙은행(ECB)은 지난 4월 2008년 7월 이후 처음으로 기준금리를 1.25%로 인상한 이후 금리를 동결한 상태다. 또 기업들은 미국 디폴트(채무 불이행) 가능성에 대비해 유동성을 미리 확보하려는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 신용평가사들이 세계 경기 위축을 즐기고 있다는 지적이다.

그러나 하반기 중 미국과 ECB가 금리를 인상하며 출구전략을 실행하면 신용평가사들의 실적은 둔화될 가능성이 높다.

강유현 기자 yhkang@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