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K이노베이션이 브라질에 있는 3개 해상 광구지분 전량을 덴마크 머스크 오일사에 24억달러를 받고 팔기로 했다.

브라질 정부는 SK이노베이션 현지 법인(SK do Brasil)이 신청한 3개 광구 지분 매각 계획을 최종 승인했다고 12일 지식경제부가 발표했다. 3개 광구는 브라질 남동부 리우데자네이루 동쪽 해상 250㎞ 지점에 있으며 확인된 매장량만 5000만배럴 규모다.

SK는 매각 대상 3개 광구에 총 7억5000만달러를 투자했으며 투자 대비 2배 이상의 차익을 거두게 될 것으로 업계는 보고 있다. 국내 기업이 해외 유망 유전지역에 지분을 투자해 원유개발에 성공한 뒤 더 높은 가격을 받고 되파는 첫 사례로 주목받고 있다.

SK는 자원개발사업을 벌이기 위해 2000년 브라질 현지 법인을 설립한 뒤 생산 광구인 BMC-8과 탐사광구인 BMC-30,32의 3개 광구에 대해 각각 40%,20%,27% 지분을 확보했다. 이어 성공불융자 7700만달러를 포함해 유전 개발을 위한 탐사투자에 2억3400만달러를 투입해 3개 광구 중 한 곳에서 유전 발견에 성공했다. 나머지 2개 광구도 원유 발견 가능성이 큰 탐사광구로 평가받아 이번에 높은 가격을 받고 팔 수 있었다고 회사 측은 설명했다. 성공불융자는 해외 자원개발사업 때 성공하면 원리금을 모두 갚고,실패하면 일부를 면제해주는 제도다.

SK이노베이션은 3개 광구 매각대금 전액을 유망 생산광구 매입에 다시 투자하거나 해외기업 인수 등에 쓸 계획이라고 덧붙였다. 정부 관계자는 "성공불융자를 통해 상업적 생산에 성공한 광구와 원유 발견에 성공한 탐사광구를 전략적으로 활용해 보다 유망한 자원 확보를 추진하는 최초 사례로 평가할 만하다"고 말했다.

업계 일각에선 SK이노베이션의 브라질 지분 매각과 하이닉스반도체 인수전에 뛰어든 것이 무관치 않을 것이라는 관측이 나오고 있다. 3조원가량이 들어갈 하이닉스 인수전에 투입할 실탄을 마련하기 위해 SK가 해외 유전광구 매각에 나섰다는 해석도 있다.

김동욱 기자 insight@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