홍콩 최고 재벌인 리카싱(李嘉誠 · 사진)이 이끄는 청쿵(長江)그룹이 영국의 수자원관리업체인 노섬브라이언워터 인수를 눈앞에 두고 있다. 청쿵그룹은 최근 영국의 사회간접자본(SOC)시장에 대한 공격적 투자로 관심을 받고 있다. 내년 런던올림픽을 앞두고 영국에 SOC 투자가 크게 늘어나고 있는 것을 염두에 둔 행보다.

12일 뉴욕타임스 등에 따르면 노섬브라이언워터는 청쿵그룹으로부터 24억파운드(4조500억원)에 인수 제안을 받았다고 공개했다. 주당 인수가격은 4.65파운드로 지난주 금요일 종가에 비해 9.2% 높은 수준이다. 노섬브라이언워터 이사회는 이날 성명을 통해 "청쿵그룹에 실사를 허용하기로 결정했다"며 "구체적인 인수조건은 아직 확정하지 않았다"고 설명했다. 그러나 전문가들은 뚜렷한 경쟁자가 없어 청쿵그룹이 인수에 성공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노섬브라이언워터는 3월 말 기준 부채 23억파운드를 안고 있으며 캐나다 온타리오 교원연금이 지분 27%를 갖고 있는 수자원관리업체다. 영국 북동부 지역 260만명 주민에게 식수와 하수도 처리 서비스를 공급하고 있다.

청쿵그룹은 최근 영국의 SOC사업 인수에 적극적인 행보를 보이고 있다. 2004년 수자원관리업체인 케임브리지워터와 가스업체인 노던가스네트워크를 인수했다. 지난해에도 컨소시엄을 구성해 프랑스전력공사(EDF)의 영국 전력배전 사업부문인 EDF네트웍스를 58억파운드에 인수했다. 청쿵그룹은 노섬브라이언워터를 인수할 경우 케임브리지워터와 합병을 추진할 계획인 것으로 전해졌다.

한편 영국 정부에 따르면 영국은 2010 회계연도(2010년 4월~2011년 3월)에 54개국으로부터 1434건의 투자를 유치한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환경 관련 기술분야에서 전년 대비 41% 증가한 111건의 투자를 유치했다. 영국에서는 올림픽을 앞둔 런던을 녹색도시로 바꾸는 다양한 프로젝트가 진행 중이다.

베이징=김태완 특파원 twkim@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