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육비 비중 갈수록 커져…2009년 가계지출의 14.2%
저축 통해 학자금 스스로 마련…재정지원은 저소득층에 집중

"둘째요? 첫 아이가 대학 갈 때까지 남편이 직장생활을 계속할 수 있을지도 모르는데 부담스럽죠."

세 살된 딸을 키우고 있는 김미경 씨(39 · 주부)는 아이를 생각하면 둘째가 있어야겠다고 생각하지만 앞으로 들어갈 양육비와 교육비 등을 생각하면 선뜻 결심이 서지 않는다고 말한다.

가계의 교육비 부담은 당장 이슈가 되고 있는 '반값 등록금'뿐 아니라 사회적 문제인 저출산의 주원인으로도 지목된다. 어릴 때부터 저축해 대학등록금을 마련토록 하자는 '학자금 펀드'는 교육비 부담을 완화하는 것은 물론 출산 장려를 위해서도 반드시 도입해야 한다는 것이 금융투자업계의 지적이다.

◆10년 투자…18세까지 인출 제한

금융투자업계가 제안한 '학자금 펀드'는 자녀 1명당 연 300만원 한도로 펀드 납입금의 50%를 소득공제해 주는 일종의 적립식 펀드다. 매달 50만원씩 연간 600만원을 넣을 경우 연말정산 때 300만원의 소득공제를 받는다. 다른 조건을 제외하고 단순 계산할 경우 연간 소득이 1600만원 초과 8800만원 이하인 사람은 72만원(소득세율 24% 적용)의 세금을 덜 내게 된다. 납입금액 600만원의 12%에 해당한다. 이만한 인센티브가 주어지면 상당한 자금을 끌어모을 것으로 업계는 보고 있다.

정부의 세수 감소 부담을 덜기 위한 방안도 마련됐다. 학자금 펀드로 소득공제를 받은 금액만큼을 향후 대학등록금 지출 때 받는 소득공제 한도(연 900만원×4년)에서 차감하도록 했다. 미래의 소득공제를 앞당겨 받도록 하자는 취지라고 할 수 있다.


◆기존 '어린이 펀드' 한계 보완

학자금 펀드의 최소 투자 기간은 10년이다. 자녀가 18세가 될 때까지 이민,질병 발생 등의 예외적인 경우가 아니면 인출이 제한된다. 도입 초기에 8세 이상의 자녀가 있는 경우엔 예외적으로 최소 투자 기간을 자녀가 18세가 되는 기간까지 탄력 적용할 수 있다.

지금도 자녀 명의로 가입할 수 있는 '어린이 펀드'가 있다. 하지만 이름만 '어린이 펀드'일 뿐 일반 펀드상품과 다를 게 없다. 자녀 이름으로 펀드에 가입한 뒤 증여세 공제 신청을 하면 증여세를 면제받을 수 있으나 이 역시 꼭 어린이펀드가 아니어도 해당된다. 학자금 펀드는 여기에 소득공제라는 세제 혜택을 더한 점이 다르다.

지난달 첫 아이를 낳고 출산휴가 중인 강승희 씨(31 · 헨켈홈케어코리아 브랜드매니저)는 "출산 전 태어날 아이를 위해 장기 상품에 가입하려고 알아봤는데 비과세 혜택을 받을 수 있는 상품이 별로 없었다"며 "일회성 출산장려금보다 세제 혜택을 주는 장기 펀드를 마련하는 것이 훨씬 도움이 될 것 같다"고 말했다.

◆저출산 해소에도 도움

보건복지부 조사에 따르면 미혼여성들은 '자녀 양육비와 교육비 상승'을 저출산의 가장 큰 원인으로 꼽았다. 2인 이상 도시근로자 가구의 교육비 지출이 전체 가계 지출에서 차지하는 비중은 2009년 14.2%에 이른다. 목돈이 들어가는 4년제 대학의 연간 등록금은 작년 평균 684만원(사립대 754만원)에 달했다.

정부는 지난해 '제2차 저출산 · 고령사회 기본계획'을 확정하고 향후 5년간 75조8000억원을 투입키로 했다. 하지만 정부의 직접지원은 재정 부담이 크다. 세대 간 불공정 논란도 야기할 수 있다. 따라서 자녀 교육과 노후생활 부담을 스스로 대비할 수 있도록 유도하는 정책이 필요하다는 주장이 나온다. 재정지출은 저소득층에만 집중하고 어느 정도 저축 능력이 되는 사람에겐 그에 합당한 지원책을 마련해주자는 것이다.

박영규 성균관대 경영학과 교수는 "자녀의 대학등록금 마련과 노후 준비를 해야 한다고 생각하면서도 생활비 때문에 저축하지 못하는 사람이 많다"며 "장기 저축을 유도하려면 소득공제 등 세제 혜택을 주는 금융상품을 도입하는 것이 가장 효과적"이라고 말했다.

박성완 기자 psw@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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